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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5491 bytes / 조회: 695 / 2022.02.02 17:08
책 vs 독서


초록은 동색이라고 아무래도 내가 책을 좋아하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sns는 그냥 못 지나친다. 인터넷서핑을 하다 간혹 책을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책에 미친 (것 같은) 장서가를 드물게 만나는데 그럴때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나는 아직 올챙이구나- 라는 안심이다. 

 

김영하 작가는 수많은 장서가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는 명언을 남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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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그린은 영미문학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작가인데 나는 아직 그린과 연이 없다. 집에 그린의 책은 있지만 아직 안 읽었고 언제 읽을지 기약도 없다. 왜 갑자기 그레이엄 그린인가 하면, 아직 실물은 못 봤지만 현대문학에서 그레이엄 그린의 신간을 예쁘게 포장해서 냈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레이엄 그린의 유명세에 비해 정작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기껏해야 제목 몇 개 뿐, 그리고 영미문학사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작가라는 것 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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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그린의 장편『권력과 영광』은 열린책들에서 나왔는데 시리즈처럼 보이는 예쁜 장정을 보니 혹시 현대문학이 그레이엄 그린의 책을 계속 낼 것인지 궁금하다. 궁금한 건 못 참지. 하여 출판사에 문의하려고 창을 열었다 직전에 닫았다. 귀찮다. 호기심도 이기는 귀차니즘.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레이엄 그린을 시작으로 인터넷서핑을 하다 예의 책에 미친(것 같은) 블로거를 발견했는데 나도 눈과 손으로 직접 물성을 느낄 수 있는 종이책을 어지간히 좋아하지만 이 블로거는 한단계 위랄지, 무려 종이책도 사고 전자책도 사더라는. 이쯤되면 책보다 독서(물성보다 행위)를 더 좋아한다고 봐도 될까.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독서보다 책을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종이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양장, 세트, 시리즈, 한정판에 환장한다는 건데 무엇보다 해당 블로거는 해외 유저라 국내 유저와 다르게 세트를 완성하는 재미가 색다른 환경이 너무 부러웠다. 예로 우리나라는 펭귄 마카롱 시리즈 같은 기획에 여전히 인색하다. 

 

부러움은 으례 소비 충동으로 이어지기 마련. 책 좋아하는 컬렉터의 컬렉션을 구경하다 보니 새삼 모으다 만 필립 로스를 완성하고픈 투지가 불끈한다. 좋아하는 작가가 필립 로스처럼 다작이면 읽는 재미에 모으는 재미까지 있으니 금상첨화. 작가 세트에 대한 충동은 내처 이미 마음을 정리한 나쓰메 소세키로 번진다. 전집이 나올 줄 모르고 띄엄띄엄 모았더니 전집이 욕심은 나지만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다른 책 한 권 더 사는 게 낫지 싶은 거다. 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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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 부족해서 조만간 책장을 하나 더 들일 생각이라고 했더니 M이 세 개를 사라고 해서 고민 중. 현재 집에 책장이 스무 개인데(800자) 작은 방 하나는 도서관처럼 책장을 열을 세워 채우면 어떨까 M에게 의논했더니 벽에 세우지 않고 방 가운데 세우면 고정이 안 돼서 위험하다고 반대한다. 머리 속으로 이미지를 구현해봤을 땐 문제 없을 것 같은데 내가 질량, 힘, 운동, 역학 관계 어쩌고 하는 물리 쪽은 완전히 젬병이라...7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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