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유시민 <역사의 역사>
국내 책값이 유독 비싼 건지, 아님 원래 그의 저작권료가 비싼 건지.
버거의 책을 주문할 때마다 '양보다 질', '포장보다 내용' 달달 왼다.
존 버거 칸이 점점 꽉 채워지고 있다.
서평만 보면 '양보다 질'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작가인데, 아직 그의 책을 사기만 하고 본격적으로 읽어보질 않아서...
예약기간 중, 책 표지에 대해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가제본일 거다, 실제표지일 거다...
그래서 궁금했다. 표지가. 내용이야 뭐 유시민이니까.
그리고 배송 받아 직접 확인한 책은, 폰트 색상 디자인 뭐 하나 바뀐 거 없이 예약 페이지에 뜬 그대로 나왔다.
가제본 얘기가 나올 만도 한 게, 성의가 없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유시민도, 내용도... 뭐하나 책의 정체성을 짐작할 키워드가 보이지 않는 디자인.
특히 폰트와 폰트 배열. 단조로운 노란 표지를 보는 순간 딱 영미권 페이퍼백 교재(cf. Cliff Notes)가 떠오르긴 했는데 뭐어쨌든 유시민이니까.
'유시민'. 이 한 단어면 충분하지 않나.
아무렇게나 펼친 페이지인데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나온다.
안 사고 버티다가 사자마자 새 표지를 입은 개정판이 나와서 배가 무척이나 아팠던 바로 그 책이다.
목차 중 에필로그의 '서사의 힘'이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각자 책을 읽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있을 것인데, 나는 제1 순위를 '서사'에 둔다. 실제로 '서사의 힘'은 리뷰를 쓸 때 자주 쓰던 표현이기도 하다.
작가의 친필사인.
이것 때문에 예판을 산 건 아니고, 그냥 샀다. 유시민이니까.
이번 책을 받고 유독 들었던 생각인데 '유시민'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는 거다. 대개 겉표지 하단에 박히는 건 출판사인데 이 책은 '유시민'이다. 신선하기도 하고, 뭔가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배열.
요즘 뒤통수 치는 인물들이 하도 많아서 누굴 지지한다, 좋아한다 말하기가 겁난다. 유작가는 부디 오래오래 좋아하는 인물로 남아주길 바란다.
역시나 브랜드가 된 작가의 힘을 느끼게 하는 '시민 커피'.
이런 거 뜯어 쓰는 거 안 좋아하는데 커피라 어쩔 수가 없다. 예전에 페소아의 책을 사고 받은 커피도 드립하면서 무지 아쉬웠다.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뒷면 표기사항이 재미있다. 에디오피아 100%에 작가와 출판사의 성의가 보여서 웃었다. 그래, 이제 여름초입이지만 뜨겁게 마셔주마!
나 역사 잘 모르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