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의 신간 에세이.
국내에는 영화 <허삼관 매혈기>로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대표적인 현대 중국 소설가.
내 기호는 위화보다 쑤퉁에 좀 더 기울어져 있는데 이런 걸 보면 내가 소설에 재미를 느끼는 제 1요소는 역시 문체인가 싶다. 쑤퉁이 여성의 언어를 샘날 정도로 잘 활용한다면 위화는 남성의 언어를 기교 없이 쏟아내는 작가다.
문학 동향을 알리는 칼럼을 읽다 보면 가끔 위화의 동정을 만나는데 그때마다 일대일로의 기치를 날로 세우는 중국의 작가로서 작가 위화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이것도 몇 년 전 얘기이니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역사라고 할 수 있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국 본토 - 홍콩의 정치적 대립을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이 궁금하긴 하다.
개인이 체제 안에서 국가를 상대로 벌이는 치열한 고민은 대개 불발탄으로 남는다. 그중 아주 극소수는 불꽃을 터뜨리며 어두운 하늘을 밝히는데 대개 우리가 역사에서 기록으로 만나는 인물들이다. 물론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니다. 대다수는 그렇게 살고 있으므로. 개그맨 전유성이 그런 책도 쓰지 않았나. '조금만 비겁해지면 세상이 행복하다'고.
홍콩 사태를 얘기할 때 나는 매번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을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홍콩 시민이 벌이는 시위의 끝이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홍콩 시민은 중국 정부를 이기지 못할 것이고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치를 것이다. 비록 남의 나라 얘기일지언정 홍콩의 상황을 지켜보는 마음이 안타까울 수밖에. 가능한 최소한의 희생으로 그들이 원하는 최대한의 합의를 얻을 수 있길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