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서 한정. 시간 날 때마다 홈이 쉬는 동안 업뎃을 못했던 글을 올리고 있는데 이제 거의 끝나간다. 왜 이렇게 오거서 포스팅에 진지하냐면 따로 사용하고 있는 도서관리 앱이 없는 이유로 보유 도서 인덱스 차원에서 오거서 업뎃이 내겐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
그리고 나보코프의 문학강의를 포스팅하던 중...
응?
이 책은 예전에 샀던 건데?
근데 사진은 최근에 찍었고?
책을 착각했나 싶어 온라인서점에 접속해 확인하니 착각한 게 맞다. 이미지의 『나보코프 러시아 문학 강의』는 예전에 샀던 책이고 포스팅할 책은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 』인 것.
그나저나 『나보코프 러시아 문학 강의』가 절판이다. 사유는 판권 소멸. 하지만 최근 문학동네가 나보코프의 책을 활발하게 출간하고 있고 또 자매품? 이랄 수 있는 『문학 강의』가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으니 절판된 책도 문동이 재간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여간에.
이번엔 제대로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
『러시아 문학 강의』와 달리 『문학 강의 』는 러시아를 제외한 영미/유럽권 문학 강의로 채워져있다.
이쯤되니 호기심이 생겨 아마존에 접속해 해당 책을 검색해보았다.
혹시 출판사가 책을 러시아 문학과 비러시아 문학으로 분권했나 의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인데 본고장에서도 두 권으로 출간되었다.
재미있는 건 킨들이 페이퍼백보다 (근소한 차이지만) 조금 비싸다는 거. 킨들 초창기에 킨들을 구입할까 고민했었는데 이걸 보니 다시 고민된다. 전자책을 선호하지 않지만 국내에 번역되지 않는 책들이 많으니, 또 번역이 이상한 책이 많으니 킨들 구입을 고려하게 된다. 사실 이벤트다 할인이다 기프트다 뭐다 해서 예전에 구입해둔 킨들북이 꽤 많은데 여즉 구입 안 한게 오히려 이상.
오렌지색 'Best Seller'가 눈에 띈다. 오, 베스트셀러였군.
나보코프의 육성으로 듣는 강의는 어떤 느낌일까.
유학 시절 재학 중인 학교에 나보코프는 아니지만 스티븐 킹이 강의하러 왔다 간 적은 있다. 아마 나만 몰랐지 더 많은 셀럽들이 왔다 갔겠지만, 여튼 H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스티븐 킹도 그냥 지나가는 백인남자 1이려니 했을 거다. 서양인이 동양인 구분 못 하듯 동양인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는 내 생각. 애니웨이 그 분, 스웩이 겁나 넘치심. 나름 스티븐킹빠라 당시엔 그냥 신기하다 신난다 감탄만 하고 말았는데 후에 돌이켜보니 그날 강의가 오픈 클래스였다면 꽤 속이 쓰렸을 것 같다. 그랬다면 분명 수업 째고라도 갔을 텐데.
표지의 이미지가 궁금해서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책의 목차와 일치한다.
목차의 제인 오스틴을 보니 위에서 언급한 H가 떠오른다.
H와 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교내서점에 들렀을 때의 일화.
G: 당연하지. 책도 갖고 있는데
H: 맨스필드 파크 읽어 봤어?
G: 아니
그러자 승리자의 미소를 짓던 H. 왜 이런 대화가 시작됐는지 앞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 애들도 아니고 아마 서가를 구경하다 서로 읽은 책 자랑 비슷한 걸 했지 싶다. 어쨌든 도전적인 H의 미소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어땠는지 그 자리에서 제인 오스틴의 'complete novels'와 H가 미국 청소년 필독서라고 강조하던 (안 읽으면 왠지 무식해보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조지 엘리엇 'middle march'도 샀다. 시간이 흐르고 H와는 서부와 동부의 거리만큼 멀어져 결국 연락이 끊어졌지만 내 곁엔 그날의 기억과 책이 남았다.
(TMI 삭제) H는 부모님과 함께 초등학생 때 이민간 교포인데 오늘 영화 <미나리>를 본 여파인지 종일 드문드문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