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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6 22:52
황현산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정작 황현산 선생님은 모르겠지만 선생은 내 트윗 친구 세 분 중 한 분이었다.
아무도 안 궁금하겠지만 세 분은 문, 고, 황 되시겠다.
오래오래 보고 싶은 사람은 다 너무 일찍 떠났다.
글로나마 선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감사하고 고맙다.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14년부터 18년 까지 생전 선생의 트윗 글을 모았다.
내게 황현산을 설명하라면, 위트와 재치를 모두 갖춘 참농담인이라고 할 거다.
어느 서평의 '읽으면서 계속 하트를 누르고 싶어졌다'는 말에 하트를 누르고 싶었다.
선생 생전에 좋아요를 잔뜩 눌러 드릴 걸 그랬지. 하트 그거 하나 누르는 게 뭐가 그리 귀찮다고 난 그렇게 게을렀을까.
이대로 마무리하는 게 아쉬워 눈에 띄는 대로 무작위로 선생의 트윗을 몇 개 더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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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5일 오후 1:44
마누라 청소를 도와줬더니, 소파 밑 의자 밑 구석구석 먼지를 뽑아내라고 난리다. 뿌리뽑기라는 게 얼마나 파시즘적 사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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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4일 오전 12:08
세월호 304회 낭독회 때, 한 노인이 나한테 와서 시비를 걸었다. 여기 앉아 있음 돈 줘요? 풍선 날리면 돈 ㅈㄴㄴ데. 내가 최대한 조폭 같은 목소리로, 안 줘요, 가세요. 갔다. 그래도 그 늙은이가 같은 늙은이라고 나한테 시비를 건 것이 가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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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 오후 10:25
길고 복잡하고 종잡을 수 없는 문장 하나를 번역해놓고 보니 아무 말도 아니다. 그런데 다음 문장이 "이런 시시한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라는 말로 시작한다. 로트레아몽은 22세에 이 글을 썼다. 내가 애한테 이런 조롱을 받고 여생을 보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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