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뽑은 대출 리스트는 '최혜진', '실비 제르맹' 전작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섞였다.
실비 제르맹은 연작인 <밤의 책>과 <호박색 밤>을 같이 대출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이 아쉽다.
제르맹은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소설가인데 주문 전에 먼저 읽어보고 싶어서 대출.
일본 작가들의 산문선 『슬픈 인간』은 지난 달에 대출했으나 다 못 읽고 반납한 걸 재대출했다.
역시 목차가 중요하다. 나쓰메 소세키가 아니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가 첫 목차였으면 아마 첫 대출 때 다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소세키의 잔잔한 일상이 지나치게 점잖고 성실해서 게으른 독서를 하다 반납 직전에 류노스케로 넘어갔는데 류노스케의 「나의 스미다강」을 읽던 중에 여러 번 독서를 멈추고 서점에 접속해 류노스케를 검색했다.
집에 류노스케의 소설이 몇 권 있는데 책장에 꽂아만 두고 안 읽었더니 이런 웃픈 일이 생기는 거다. 그동안 아쿠타가와 수상작이 대체로 취향에 맞았던 이유를 류노스케의 단편을 읽으면서 새삼 확인한다.
소세키와 류노스케의 단편을 차례로 읽으니 아무래도 비교가 되는데 좀 비약하면 성실한 훈남보다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심리가 이런 건가 했다. '나쁜남자'에 비유하기엔 류노스케도 비교적 심심하지만 소세키와 같이 읽으니 그렇게 느껴진다는 거다. 요는, 소세키가 지나치게 젠틀한 거다.
그 사이 누가 책을 대출했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제자리에 잘 꽂혀있다. 일산에선 십중팔구 책이 없어서, 그리고 반납하길 기다려봤자 오염된 책을 볼 확률이 커서 그냥 책을 주문하는 일이 잦았는데 여기는 마침 내가 가는 도서관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싶은 책이 늘 '대출가능'이어서 참 좋은... (나한테만 좋은 건가;)
이미지 중 『고전의 고전 』을 제외하면 모두 온라인서점 보관함과 장바구니에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