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허버트 『듄』은 개인적으로 '속쓰린 시리즈'.
구판 18권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지만 양장을 입고 나온 개정판이 반짝반짝 예쁘니 쓰린 속을 달래기로 한다.
몇 차례 박스셋에 실망한 경험이 있어 박스셋 환상은 없다.
한 권씩 구입해 읽을 생각... 이지만 한 권씩 구입해 책장에 꽂아두겠지...;
『종이 동물원』은 켄 리우에게 휴고, 네뷸러를 동시 수상하는 영예를 안겨준 단편집. 도서관에서 대출하려고 했던 켄 리우의 다른 단편집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는 전날 누가 대출하는 바람에 놓쳤다. 『종이 동물원』을 읽어보고 괜찮으면 구입할 생각.
최근 몇 년 간 중국 영상 문화(영화, 드라마)를 보면 SF 장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이 분야를 적극 양산하고 밀어주는 느낌인데 이는 영상 뿐 아니라 문학도 마찬가지. 그 결과가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거머쥔 류츠신의 『삼체』인데 장르를 향한 단단한 팬심을 생각할 때 예외적으로 이 소설은 평이 극과극을 보인다.
중국계로 이미 SF문학에서 명성을 쌓고 있는 테드 창, 켄 리우도 있지만 이 둘은 북미권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2세로 류츠신과는 위치가 다르다. 류츠신의 수상에 대해 일부에선 의구심을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분명한 건 중국이 SF 픽션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거. 시장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공상과학에서 문화 토벌을 이룰 계획인지 어떤 것인지 모르겠으나 요즘 중국-디즈니가 하는 짓을 보면 '천민자본'의 실사를 보는 기분.
토마스 핀천의 『V.』
그냥 '브이'가 아니라 '브이 닷(쩜)'이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V.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 1. 15., 피터 박스올)
전형적인 이과생 공돌이 핀천은 보잉에서 퇴사하고 백수 생활을 하다 첫 장편소설 『V.』를 쓴다. 우리는 대개 이런 사람을 천재라고 부른다.
국내 번역을 기다리는 일이 요원해보여 원서를 샀는데 번역이 나오다니... (작년에 출간됐는데 난 이제야 알았다)
절판된 『중력의 무지개』와 『V.』을 나란히 꽂아두니 새삼 뿌듯하다.
핀천 소설의 오역 관련 글을 읽다 보면 오역을 비난하기엔 역자의 어려움이 참 절절하게 다가와서 웃픈... 이런 건 그냥 원서를 (같이)읽는 게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