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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五車書)
- 다섯 수레의 책
9699 bytes / 조회: 413 / 2022.12.18 06:57
발자크 / 잭 런던 / F.사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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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걸작』

오노레 드 발자크


『패배의 신호』

F.사강

 

『마틴 에덴 1,2』

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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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듦새가 예쁘다고 소문난 녹색광선의 소설들.

 

이미지로도 충분히 예쁜 게 느껴지는 녹색광선의 책은 정작 읽고 싶은 작가가 없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소설이어서 그동안 눈요기로만 즐겼는데 잭 런던의 『마틴 에덴』이 나왔다. 오, 결국 녹색광선의 책을 사는군- 했는데 『마틴 에덴』을 주문하고 며칠 뒤 굿즈로 책 파우치가 등장했다. 아, 나 저거 필요한데. 있으면 참 요긴하게 쓸 것인데. 

그리하여 발자크와 사강을 주문하니 녹색광선의 책이 벌써 네 권이 되었다... 그렇게 되었다...

  

 

 

 

* 인용한 내용은 책 후면 표지에서 발췌했으며 엔터는 임의로 조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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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순간만이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그 신성하고 충만한 실물을, 그 이상적 존재를 볼 수 있다면,나의 재산 전부를 바칠 걸세. 천상의 아름다움이여, 나는 그대를 찾으려 그대의 고성소(古聖所)까지 가리라. 오르페우스처럼 예술의 지옥에라도 내려가서 그대의 생명을 되살려 오리라.

 

『미지의 걸작』

 

솔직히 리뷰가 너무 좋아서 혹했다. 백인백색이라고 타인의 리뷰만 보고 덜컥 주문하면 안 되지만 그래도 발자크니까... 발자크는 그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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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벌거벗은 채로 침대에 앉아 마주 보았다. 그는 여전히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싼 채 탐색하듯 그녀를 살폈다. 그의 어깨는 뼈가 불거지고 매우 넓었다. 그녀는 그의 손에서 빠져나와 그의 상체에 볼을 갖다 댔다. 그의 심장이 세차게 뛰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만큼이나 세차게. 그녀는 말했다.

"심장이 마구 쿵쾅거려, 피곤해서 그래?"

앙투안이 대답했다. "아니, 퇴각의 북소리야."

 

『패배의 신호』

 

생각보다 자주, 틈틈이, 사강의 소설을 사고 있다. 왜일까.

사강은 내 취향 아닌데. 나는 사강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근데 왜 자꾸 사강을 사는 걸까...;

 

장르 판에선 같은 클리셰를 반복해서 쓰는 작가더러 '김치찌개 맛집'이라고 끌올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사강도 일종의 김치찌개 장인이다. 바로 이 '아는 맛' 때문에 사강을 꾸준히 읽는 독자도 있을 텐데 나는 여기에도 해당이 안 된다. 문체는 취향이 아니고, 사강 특유의 불륜 클리셰는 매혹적이지도 멋스럽지도 않다.

 

익숙해져서 안정감을 주지만 더는 설레이지 않는 연인과 낯설어서 불안하지만 미친듯이 설레이는 썸남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강의 분신들은 늘 위악적이다. 한때는 이것이 프랑스식 연애인가 고개를 갸웃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런 거 아닐까. 

이런 사랑 소설, 이런 클리셰도 있는 거라고 가벼운 손짓으로 불호를 털어내는 일종의 쿨병...

...쓰다 보니 사강이 대단한 작가처럼 느껴진다. 대략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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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그는 중얼거렸다. "루스…." 그는 단순한 소리가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이제껏 알지 못했다. 그 소리가 귀를 열광케 했다. 그는 도취되어 반복했다. "루스." 그것은 주문, 정령을 소환하는 마법의 단어였다. 그가 그 말을 중얼거릴 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그의 앞에 떠올라 더러운 벽을 황금빛 광채로 뒤덮었다. 그 광채는 벽에만 머물지 않았다. 무한으로 확장되었고, 그 황금빛 심연에서 그의 영혼은 그녀의 영혼을 찾아다녔다.

 

『마틴 에덴 1,2』

 

잭 런던의 소설이 출간된 건 알았지만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뒤늦게 눈여겨 보게 된 건 봉준호 감독 때문이다. 이래서 기업이 인플루언서, 셀러브러티, 앰버서더에게 돈을 퍼붓는구나 싶다. 

봉 감독이 뭘 했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의 영향력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표제작과 동명인 주인공 마틴의 불우한 배경 탓에 토머스 하디의 『이름 없는 주드』가 겹쳐 떠오른다. 플롯은 존 업다이크의 『브라질』을 떠올리게도 하고.

 

말이 나온 김에, 출판사는 존 업다이크를 번역해줄 생각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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