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디어 마이 프렌즈 15,16(최종화) 디어 마이 프렌즈 15, 16(최종화)
Jtbc '밀회' 이후 오랜만에 본방 정주행 시청.
디마프의 가장 큰 미덕은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건데, 좋은 연기가 드라마의 이야기를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는지 새삼 깨닫는다. 게다가 노희경은 '엄마의 얘기'를 하는 데 워낙 재능있는 작가. 하여튼 대본도 연기도 좋은 오랜만에 드라마다운 드라마였다. 하지만 연기로는 물샐 틈이 없다고 생각한 이 드라마에도 옥의 티가 있으니 바로 조인성. 14화까지 조인성의 CF연기를 보면서 어찌나 부끄럽던지 혼자 몸을 배배 꼬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온다. 15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나는 앞서 나왔던 조인성을 깡그리 잊고 어느새 이렇게 외치고 있었으니. "조인성 잘 생겼고요, 조인성 멋있고요, 조인성is뭔들이고요!"
음.
사실 15, 16화를 보면서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던 생각은 '죽은 사람의 소원도 들어준다'는 속언.
처녀귀신의 억울한 사연을 원님이 풀어주는 것도 아니겠고 아니, 산 사람이 왜 죽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나? 이거 산 사람에게 얼마나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레토릭인가. 더불어 나이든 사람을 위해 젊은 사람이 양보해라, 부모를 위해 자식이 참아라, 희생해라...(반대도 마찬가지)는 얘기 역시도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이다. 그런고로 엄마의 간암을 알게 된 완(고현정)이 연하(조인성)과 헤어질 결심을 할 때 나는 완의 심리과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엄마가 아픈데 왜 애인과 헤어지나? 엄마는 엄마, 애인은 애인이지.
그와중에도 공감이 갔던 건 엄마에게 딸이 차지하는 존재의 의미. 지금 아이를 낳는 2-30대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에게 효도 못 받는 첫 번째 세대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어쨌든 현재 6-70대인 부모 세대는, 특히 엄마에게 딸은 엄마의 거울이고, 엄마가 가져 보지 못했던 인생이고, 엄마의 희생의 증명이자 증거이다. 그래서 나는 완이 엄마 장난희(고두심)에게 '내가 엄마 소유물'이냐고 대드는 장면에서 완도, 장난희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가 아픈 세대이다 보니 자식도 아플 수밖에.
종영을 앞두고 귀여운 4차원 소녀 희자 이모는 치매가 발병하고, 장난희는 간암 4기 판정을 받으며 이모들에게도 위기가 온다. 그리하여 잠깐 좌절하고 잠깐 절망하지만 이내 '인생 별 거 없다' 외치는 인생노장 이모들은 그들의 뒤를 열심히 쫓아가고 있는 세대들에게 말한다. 'Life gose on'이라고.
엄마의 수술 당일, 슬로베니아에서 날아온 연하가 완을 위로한다.
계속 리플레이하고 싶은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