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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6972 bytes / 조회: 5,524 / ????.01.31 18:37
[영상] TV와 함께 연휴


<푸른바다의 전설> 종영. 이렇게 재미없을 수가... 이 드라마의 실패는 배우도, PD도 아닌 온전히 작가의 몫이다.

 

<도깨비> 종영. 으아니, 드라마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거냐고. 김 작가는 늘 자기복제의 한계가 아쉬웠는데 다음 드라마를 보면 확실해지겠지만 '도깨비'로 자신이 쌓아올린 전형의 틀을 한꺼풀 벗긴 느낌이 확실히 들고. 11화 부턴 저승사자 커플 땜에 계속 질질 울면서 봄. 나중엔 저승사자 뒤통수만 보여도 크리넥스 끌어안고 질질 울었다. 이 커플은 왜 이리 슬프고 애잔해서는. 한동안 한류팔이에 눈이 먼 제작진 탓에 극(劇) 없이 모델워킹만 하는 배우들에 질려서 TV를 끊다시피 했는데 '도깨비' 땜에 모처럼 즐거웠다. 최근 5년 새 재미있게 본 드라마는 <밀회>에 이어 <도깨비>가 두번째. 근데 이거 영문 제목이 '고블린'이라던데...? 왜? 와이? '도깨비'는 울나라 고유 캐릭터 아닌가효? 근데 고블린이라뇨? 님들 제정신이셈?

 

<Night Manager> 6부작 영드. <토르>의 망나니 동생 톰 히들스톤과 <닥터 하우스>의 괴짜 휴 로리 주연. 존 르 카레 옹의 소설이 원작이며 국내 출간작의 표지도 영드의 스틸컷에서 뽑은 톰과 휴가 차지하고 있다. 내가 워낙 멘탈이 약하다보니 한 회, 한 회 볼 때마다 신경쇠약 코스프레 중. 난 이제 3회인데 내 추천으로 뒤늦게 시작한 동친은 벌써 다 봤다고. "어떻게 돼?" 물으니 "스포일러인데 얘기해도 돼?" 되물어서 "됐다-" 했다. 별 거 없는 것 같은데 굉장히 긴장을 타게 한다. 왜 그럴까 나름 분석을 해봤는데 아마도 극 중에서 머리를 좀 쓴다 하는 인물들이 너무 허술해서 그런 듯 싶다. 이게 다 슈퍼히어로 부작용인가봉가 한다.

 

<Designated Survivor> 미드. 현재 시즌1 방영 중. 키퍼 서덜랜드 주연. 주연 탓인지, 그럴만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 이 드라마 어째 종영한 미드 <24시>를 연상시킨다. 연상 정도가 아니라 스핀오프 느낌. 줄거리도, 캐릭터도 완전히 다른 건 함정.

국회의사당에서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하던 중 폭탄 테러로 의사당이 통째로 날아가고 미국은 단 몇 분 사이에 대통령과 부통령, 상/하의원 등 모든 내각을 잃는다. 그리고 이튿날 캐나다 대사 발령(이라고 쓰고 해고라고 읽음)을 받을 예정으로 백악관에 남았던 덕에 살아남은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인 교수 출신 장관 톰이 대통령직을 이어받는다... 는 게 1회 내용.

슈퍼히어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다분히 답답한 진행인데 고구마의 원흉은 다름 아닌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된 '톰 커크맨'이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진 보통 인간 톰은 사실 대학교수이며 '직업 정치인'이 아니다. 애초에 전공인 '도시개발'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였으나 어쩌다 보니 현 정부의 장관이 되었고, 어쩌다 보니 좌천인지 해고인지가 된 인물. 이 평범한 인물에게 어느날 갑자기 핵가방 코드를 외우고, 중동에 전쟁을 선포할 것인가 결정을 하고, 위기와 충격에 빠진 국가와 국민을 위로하고 재건하라고 사방에서 아우성이다.

잊지말아야 할 것은 톰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 같은 상황에서 역시 평범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시청자에게 던지는 이 질문이 드라마의 주제라고 한다면 답답한 고구마 톰을 이해하는 게 한결 쉬워진다. 톰의 고구마가 바로 나의 고구마일 것이므로. 미국의 black-sheep인 트럼프가 취임 후 핵가방 코드를 접했을 때 '두려웠다'고 한 말은 아마 엄살은 아니었을 것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도 책임과 의무가 무거운데 한 국가의 그것도 지구촌의 대장을 자처하는 한 국가의 지도자라면 말해 뭐하겠는가. 그러므로 이 드라마의 방향이 으레 짐작이 간다. 톰의 성장드라마구나, 라고. 드라마 <상속자들>의 풀타이틀이 떠오른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팬텀싱어>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통점이랄까 한계랄까. 막상 결선은 김빠진 콜라처럼 시시하고 통 재미없다. <팬텀싱어>도 마찬가지.

사실 재미있었던 건 트리오까지였고 결선 진출한 4중창 세 팀으로 압축되면서부터 재미가 없어졌다. 특히나 결선 2차전은 생방 진행이었는데 다른 건 둘째치고 음향 어쩔...; 엄연히 중창단을 뽑는 프로인데 그 중창이 제각각이고 연주와 목소리마저 따로 국밥이니 현장 음향의 문제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얘기다. 이럴 거면 생방을 말았어야지. 뭐 어쨌든 우승은 결선 1, 2차전에서 가장 영리한 선택을 했던 '포르테 디 콰트로'팀이 차지했다. 내가 응원했던 팀이기도 하고. 노래는 음원을 들어봐야겠다. 방송으로는 도저히 감상이 불가능했음.

이 프로를 보면서 가장 이해가 안 됐던 건 이미 가창력을 검증받은 출연자들이 가창력을 뽐내는 선곡에 연연해하는 모습이었다. 노래는 기술이 아니라 감동 아니었던가? 누군가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누군가의 귀에 닿아 공감과 감동과 울림을 낳는 것. 그게 노래로 하는 예술 아니었던가? 왜 그렇게 고음에 핏대를 세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음은 순전히 개인적인 好에 의한 추천 리스트(無順).

 

Il libro dell`amore (The book of love) 고훈정, 이동신, 손태진, 이준환

배웅 최경록, 박상돈

 

<미스터리 클럽>

SBS 설 연휴 파일럿으로 편성된 탐사예능.

나무는 숲에 숨긴다... 이 비유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프로의 묘미랄지 핵심은 '클린턴 부부와 얽힌 의문의 사망 사건'이다. 아마 60여 분으로 편성된 이 방송이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게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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