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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4330 bytes / 조회: 4,497 / ????.06.04 16:51
[영상] 겟 아웃 Get out (노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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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장식한 언론의 평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규정할 수 없는 영화', '역대급' 등등의 찬사가 영화를 보기 전 기대치를 잔뜩 높이는 데 적잖이 일조했기 때문. 기대치를 높인 두 번째 이유는 여러 커뮤니티에 올라온 관람 후기.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는 이유는 막상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영화가 영화를 보기 전 무지무지 높았던 기대에 많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영화의 엔딩 직후 살짝 멘붕이 왔는데 영화를 둘러싼 화제성만 보고 M에게 강권에 가깝게 이 영화를 추천했던 내가 더없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 영화를 리뷰하면서 딱히 '스포' 유무를 표시하는 게 중요한가 싶지만 대세가 그러니 일단 표시하기는 한다만 의미없다 싶고.

영화를 본 솔직한 감상은, <겟 아웃>의 재미의 핵심이랄 수 있는 '반전'의 화제성은 어쩌면 홍보의 승리인가 의심이 든다는 건데. 일단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어두운 백인 동네에서 납치당하는 흑인의 뒤로 흐르는 흥겨운 노래의 가사가 'run rabbit run'이다. 이토록 노골적이다 보니 아, 이 영화가 어떻게 전개되겠구나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반전'이라니, 도대체 어디가? 어느 부분이?

 

다음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이 영화의 치명적인 단점인데, 주연배우 다니엘 칼루야가 연기를 너무 못한다. 참고로 여자친구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칼루야의 어설픈 연기는 배우의 문제인가, 시나리오의 계산된 의도인가.

과장되거나 부족하거나. 러닝타임 내내 이 둘 사이를 오가는 칼루야의 인위적인 연기가 혹시 의도한 것이라면 이 영화의 장르를 블랙코미디로 봐달라는 감독의 요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일견 든다. 실제로 영화 전반에 펼쳐지는 플롯이 가리키는 방향도 그러하다. 공포가 공포스럽지 않고, 비극이 비극스럽지 않고, 드라마가 드라마답지 않다.

무엇보다 시종일관 영화는 흑과 백, 그 둘 사이의 행간과 여백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이런 과정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한마디로 아마추어들의 재기발랄한 저예산 영화 한 편을 본 기분. 아이디어와 기획은 참신한데 제품의 질은 그것을 못 쫓아가는 느낌인데 추측이지만 시나리오는 아마 꽤 괜찮았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든다. 이상의 얘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 영화가 웰메이드가 되지 못한 건 오로지 감독 때문이다'.

뒤끝인가 싶지만, 사족 하나 더 덧붙이자면 영화 포스터를 수놓은 찬사를 모두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덧_

내 취향의 바깥에 한결같이 포진한 건 모든 종류의 '호러'다. 고어, 슬래셔, 스플래터... 그게 뭐든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리멘탈이라 이런 장르는 기피 정도가 아니라 곁눈으로도 안 본다. <겟 아웃> 후반은 진심으로 인내심과의 싸움이었으니 귀 막고 시야를 4/3쯤 가리고 간신히 봤다. 덕분에 이번에 깨달은 건, 취향을 누를 만큼 내가 '반전 영화'에 굶주렸구나 라는 것. M에게 <겟 아웃>을 추천한 죄로 한차례 욕 먹고 나서 변명처럼 내가 투덜거린 건 "유주얼 서스펙트 같은 영화는 안 만드는 게 아니라 못 만드는 게 아닐까 싶네. 아마 앞으로도 그런 영화는 다시 못 볼 듯 싶다" 였다. 웅, 아쉽다.

 

 

5점 만점에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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