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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6148 bytes / 조회: 4,460 / ????.06.10 18:22
[영상] 존 윅 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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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포스터 대신 '개귀여운' 개와 함께 있는 사진으로 골라봤다.

온리 고양이 취향인데 가끔 이런 개를 보면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남자들이 이 영화 참 좋아하던데 난 그저 그랬던 1편이라 2편 제작 소식을 접했을 때 영화가 더 할 얘기가 있을까 갸웃했으나 반전. 업계에선 산삼만큼이나 귀한 1편보다 나은 2편이 나왔다. 1편과 마찬가지로 존의 주먹질은 여전히 참 인간적이고, 총질은 여전히 참 신의 경지인데 1편과 차이가 있다면 2편은 스토리가 있다는 거. 1편에서 존은 '눈에 눈' 정신을 발휘하여 복수를 하는데 함무라비 법전 조항으로도 유명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말하자면 존 윅이 한때 몸 담았던 조직의 '룰'이다. 2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바로 이 '룰 파괴'에 관한 이야기.

 

실체는 등장하지 않지만 마치 하나의 거대한 국가처럼 보이는 조직 세계에는 예외없이 누구에게나 적용되고 따라야하는 불문율이 둘 있는데, 첫째는 '룰을 지키는 것', 둘째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그것이다. '눈에 눈'은 정당한 복수는 조직의 관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한 존 윅은 조직에서 나오기 위해 카모라 파의 산티노의 도움을 받는데 이때 메달의 계약을 한다. 이 계약은 빚을 진 상대가 원하면 빚을 갚아야 하는 조직의 룰의 지배를 받는다. 한편 산티노는 조직의 질서를 관장하는 '평의회 9인'중 뉴욕을 관할하는 카모라 파의 후계자 자리를 누나 지아나에게 빼앗기자 존 윅에게 메달을 내밀며 계약을 실행할 것을 요구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룰(rule)'의 속성.

룰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룰을 설정하고 그 다른 룰을 보호하기 위해 또다시 새 룰을 설정하고... 룰을 위한 룰의 등장이 끝이 없는데 이러면 허점이 없을 수가 없다. 즉 룰을 지키려면 룰을 파괴해야 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말그대로 풍선효과인데 이 룰의 덫에 존 윅이 걸려든다. 산티나의 요구대로 평의회 의원인 지아나를 죽이면 평의회와 카모라 조직의 타겟이 되고, 산티노의 요구를 거절하면 조직의 룰을 어기는 것이 된다. 결국 존 윅은 산티노의 계약 이행을 받아들이는데 그것이 조직의 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결혼과 함께 공식은퇴를 했다던 존 윅이 실제로는 조직에서 발을 빼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예상대로 지아나가 죽자 산티노는 가문의 복수를 명분으로 존 윅을 타겟으로 계좌를 연다. 존 윅이 조직의 룰의 덫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풍선을 터뜨리는 수밖에 없는데 어떤 싸움도 허용하지 않는 중립지대인 호텔에서 복수의 끝을 맺은 건 그 복선으로 보인다.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가면 결국 존 윅은 조직 전체를 와해시키지 않을까.

 

이후 내용은 예상대로 흘러간다. 죽이고 죽이고 죽이는 존 윅의 도장깨기의 향연. 마지막은 존 윅이 중립지대인 호텔 구역에선 살인하지 않는 규칙을 깨면서 호텔마저 등 돌린 전 세계의 타겟이 되어 달아나는 장면으로 끝맺는다. 마지막 장면은 3편으로 그대로 이어질 예감이 드는데 의미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존 윅이 과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흥미와 기대가 돋는 걸 보면 성공한 예고편인 듯. 물론 조직 내부에서 레전드, 악마 등으로 불리우고 무엇보다 주인공이니 당연히 위기를 해결하겠지. 재미는 언제나처럼 what보다 how에 있다.

 

하여튼 오랜만에 마초를 위한 마초에 의한 마초의 영화가 무려 시리즈로 탄생한 것 같다. 첨언하자면 어찌나 마초스럽던지. 1편을 보면서 키아누 리브스가 발연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2편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아주 뇌까지 근육인가 싶게 지성을 활용하는 장면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오히려 쟤 좀 바보 아닌가? 싶은 장면도 있으니 그만큼 현실마초스럽다는 얘기.

오마주로 보이는 장면이 몇 있는데 고전 웨스턴 무비의 단골인 일기토 장면이라던가, <용쟁호투>의 거울방이라던가, 지아나의 취임식 쇼장면도 그렇고, 이름을 붙여주지 않은 개랑 함께 있는 장면도 그렇고. 이 외에도 스치듯 지나간 장면 중에 눈에 익은 장면이 몇 있다.

 

::기타

- 영화 속에서 제일 매력적인 건 사람이 아닌 장소. 맨해튼의 인터콘티넨탈 호텔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인상적인데 하물며 분점 - 로마점도 멋있다. 호텔이 멋있으니 관리자도 멋있다.

- 더 난폭해지고 더 잔인해지고 더 날 것의 액션이 러닝타임내내 쏟아진다. 시작부터 카크러쉬(car crush)가 끝내준다 싶더니 이거슨 2편 액션의 예고편이었을 뿐이고.

- 1편은 여러모로 내용이나 구성이 빈약한 감이 있었는데 2편은 복선이나 떡밥이 많이 뿌려져서 3편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긴다. 평의회와 평의회의원 9인, 그 9인이 속한 9개의 조직, 호텔과 관리인들, 영웅문 홍칠공에 맞먹는 왕초의 등장... 등등 이야기가 무척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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