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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多聞), 다독(多讀), 다상량(多商量)

17098 bytes / 조회: 3,546 / ????.03.10 18:47
[영상] 토르 라그나로크 / 블랙팬서 / 앤트맨&와프스 / 어벤저스 인피니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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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MCU 가이드인데 새삼 가이드를 언급하는 건, <인피니티 워>를 보다가 블랙팬서의 등장에 아차 했기 때문.

개봉작을 뒤져보니 아니다다를까 <블랙 팬서>를 건너 뛰었던 것이다. 다행히 블랙 팬서 말고는 순서대로 감상했다.

 참고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은 따로 언급하던지 이후 내용을 추가하던지 하는 걸로...

 

 

 

:::이하 간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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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 라그나로크

예전에 리뷰에도 썼지만 가장 기대했으나 가장 실망했던 솔로 에피소드가 바로 <토르>였다. 로키가 없었으면 그나마 사망각이었을 노잼노매력 북유럽신화판타지가, 그런데 대반전, '라그나로크'에 와서 홈런을 친다. 그것도 장외홈런이다. 가만 돌이켜보면 토르는 부잣집 후계자로 온실에서 고이 자란 도련님이었던 거다. 그러다 정신적 지주였던 부모님을 잃고, 포악한 누나에게 한쪽 눈을 잃고, 고향과 그의 백성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자 드디어 각성하는 거지.

한마디로 <토르>는 번개도령의 성장스토리였던 거다!

하여튼, 시리즈이니 보긴 해야겠고 전례가 있어 기대 1도 안 하고 의무적으로 봤는데 시작 직후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완전 신나서 봄. 어벤져스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춘 헐크도 너무 귀엽고 토르의 마초 유머도 너무 재미있고 헐크와 토르의 케미는 완전 만족스럽고. 헐크가 토르 모가지를 잡고 공이질을 칠 때 로키가 응원하는 장면에선 배꼽빠지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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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한 국가 안에서도 지역마다 특색이 있듯 인종 간에도 서로 구분되는 특색이 있다. <블랙 팬서>는 영화 전반에 걸쳐 흑인 영가에서 느끼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게 뭐냐 하겠지만 하여튼 (영화 속)백인의 정서와 다른 차이가 피부에 닿을 정도로 느껴졌다. 우열의 얘기가 아니다. 그냥 차이의 얘기지.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마르셀 카뮈의 <흑인 오르페(1959)>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흑인 영화다.

개인 감상으로 <블랙 팬서>는 마블 솔로 중 오프닝은 가장 좋았지만 본편은 가장 재미 없었던 영화. 재미가 없었던 이유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신파 정서가 지나치게 강했기 때문. 근데 이건 내가 그동안 백인 위주의 헐리우드 영화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탓일 수도 있다.

부족의 우두머리가 피지컬에서 반드시 가장 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굳이 티찰라가 '블랙 팬서'여야 할 이유가 딱히 설득력이 없다면 이건 문제가 있다. 물론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모두 수트의 도움을 받는 건 맞지만 수트를 입기 전에도 다들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보여주었다면 티찰라는 이 부분이 많이 실망스럽다. 게다가 지상의 숨겨진 엘도라도라는 와칸다는 해외촬영 제작비를 아낀 것인지 어쨌는지 아프리카의 아틀란티스를 보여주기엔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협소한 화면 탓에 그냥 귀동냥으로만 들어본 세계 최고 구멍가게 같은 인상만 남았다. 하지만 마블 솔로 시리즈 중 흥행수입 1위, 최종수입은 해리포터 기록을 넘겼다고 하니 이건 그냥 일개 프로불평러의 한탄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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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과 와스프

와, 포스터... 완전 쿨하지 않나. 이거 진짜 존좋. 인쇄해서 벽에 붙여놓고 싶다. 배경화면으로 저장할까...

마블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애정하는 <앤트맨> 시리즈. 이제 두 편 나왔지만 두 편 모두 기복없이 재미있고 재미있고 재미있다. 마지막 장면이 <어벤져스 : 인피니티워>의 마지막 장면과 이어지는데 <인피니티워>의 쿠키에는 남은 어벤져스 팀을 찾아온 앤트맨 스캇이 나온다.

<토르 라그나로크>의 유머도 엄지척할만큼 재미있었지만 역시 <앤트맨>이 최고다.

로렌스 피시번이 생각보다 역할이 작아서 좀 의아했는데 고스트와 함께 사라지는 걸 보니 나중에 둘의 에피소드를 살릴 것도 같고 요즘 마블의 추세를 보면 이대로 소멸각일 것도 같고. 

하여튼 소확행 슈퍼히어로 앤트맨, 네가 best of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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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단언컨대 <인피니티 워>에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씬스틸러가 등장한다. 그놈 때문에 러닝타임 2시간을 훌쩍 넘는 스펙타클한 내용은 안개 속으로 뿌옇게 뿌옇게... 그렇다. '타노스의 장갑 벗기기 미션 실패'의 일등공신 스타로드 얘기다.

내가 초딩도 아니고, 영화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이런 전개 쯤 보통은 '에구 고구마 속터져' 하고 말 일이지만, 문제는 이 장면이 말그대로 갑분싸이기 때문. 장갑 벗기기 미션 수행이 거의 끝나기 직전 갑자기 나타나 혼자 분노의 주먹질을 하는 스타로드의 폭주는 도무지 맥락이 없다. 이건 마치 챔피언 결정전 축구 경기장에 갑자기 뛰어든 나체 훌리건 느낌.

전개 상 이후 파트2 '엔드 게임'으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되는 장면이라 설정상 이런 전개가 필요했다는 건 알겠다. 그러니까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이언맨이 타노스를 저지할 마지노선이었으나 결국 막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내용인데, 실패 원인을 꽃만 안 달았다 뿐이지 스타로드의 미친 짓으로 간단하게 정리해버린 것에 심한 멘붕이 왔다.

그나마 해당 장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온갖 창의적인 욕을 먹고 world nerd로 등극한 크리스 프랫(스타로드)이 개인 sns에 자학개그를 올린 걸 보고 마음이 조금 풀렸다는 거. 그래, 당신이 무슨 죄가 있겠나. 작가가 빌런이지.

 

우주최강 빌런 타노스는, 사실 가오갤을 제대로 안 봐서 어떤 캐릭터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왜 지구의 생명체 반을 사라지게 하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여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나름대로 논리적이더라. 개인 욕망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 된다는 공리주의적 논리인데 비타협적이고 고집이 세서 그렇지 나름 순수한 의도를 가진 슈퍼빌런이다.

 

타노스를 한 주먹으로 때려잡을 캡틴마블이 지금 극장가에서 한창 활약중이라고 하니 <엔드게임>을 기다려보자. 

 

덧. <캡틴 마블>의 후기를 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이 보인다. 후기 내용을 보면 분명 다들 재미있게 본 것 같은데 정작 재미있게 봤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다. 다들 샤이한가 봄.

 

 

++ 가오갤 1,2 편 봄. 1은 재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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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라도 멀쩡한 걸로 골라봄.

 

보통 시리즈는 어떡하든 챙겨서 보는 편인데 가오갤은 1을 보고도 2를 안 본 이유가 1을 재관람하면서 새삼 기억이 났다.

나는 스토리의 전개가 사건에 의존하는 걸 싫어하는데 말하자면 가오갤1이 여기에 해당한다. 장르 속성 상 사건이란 으레 비일상적인 우연의 반복이 필수 조건인데 이런 조건에 무임승차하는데 맛들이면 개연성은 말아먹고 맥락은 씹어 먹기 마련이다. 그런데 러닝타임 내내 이런 사건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2가 보고 싶겠는가. 뭐 어쨌든 현실은, 

 

<인피니티 워>를 보는데 타노스에 대해 깜깜이네? 가오갤2를 안 봐서 그런 거겠지? 그런데 1이 기억이 안나... 그럼 1을 다시 보고 2를 봐야겠군...

 

이런 의식의 흐름으로 가오갤 1,2편을 연이어 본 감상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1. <인피티니 워>의 스타로드는 단지 더 큰 스케일, 더 절박한 장면에서 그에 걸맞는 큰 꽃을 머리에 꽂은 것일 뿐, 가오갤 애들이 원래 다 똑같은 모질이들임. 스타로드는 간택당한 죄일 뿐.

2. 백문불여일견 '아이엠 그루트'

3. 1,2 어디에서도 타노스는 커녕 타노스의 그림자도 볼 수가 없다.

4. 최근 미드인지 헐리우드 영화인지 제목이 생각 안 나는데, 하여튼 뭐뭐뭐를 봤는데 가오갤의 올드팝 선곡이 굉장히 세련된 거였구나 뒤늦게 감탄. 가오갤에서 제일 멋진 건 올드팝임.

5. 시리즈가 더 안 나왔음 좋겠다 했는데 내년 개봉 예정작에 '3'이 있다. ...진짜 취향 아닌데...감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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