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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66 bytes / 조회: 1,465 / 2021.07.30 23:06
감나무
[영상] 베넷 밀러 <머니볼><폭스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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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어쩌면 이번 리뷰는 영화가 아니라 베넷 밀러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베넷 밀러――――――――――――――――――――――――――――――――――――――――

 

베넷 밀러(Bennett Miller)의 영화 두 편을 연이어 봤다.

나는 감독에 충성하는 관객이 아니라서 감독의 필모를 쫓아다니면서 수집하듯 영화를 보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아닥아묻따 무조건' 보는 감독이 몇 있다. 베넷 밀러가 그 중 한 사람. 

서운할 정도로 과작인 베넷 밀러는 극영화는 세 편 밖에 안 찍었지만 세 편 모두 (시중 말로) 킹갓이라는 거. 그중 제일은 <카포티>. 별 다섯 개에 한 개 더 얹어주고 싶은 영화다. 다음은 <폭스캐처>. <머니볼>도 좋았지만 특히 <폭스캐처>는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다른 모든 장단점을 소위 '압살'할 정도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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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캐처(Foxcathcer)>

출연 : 채닝 테이텀, 스티브 카렐, 마크 러팔로

 

 

폭스캐처(Foxcatcher)――――――――――――――――――――――――――――――――――――――――

 

<폭스캐처>는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전미 레슬링 영웅인 데이브 슐츠와 그의 동생이며 역시 금메달리스트인 마크 슐츠, 그리고 레슬링 선수를 후원하고 지원하는 팀 '폭스캐처'를 운영하던 존 듀폰의 얘기다. 제목 <폭스캐처>는 필리델피아 소재 듀폰 가 소유지로 듀폰 가 상속자인 존 듀폰이 레슬링 외에도 수영 등 선수들과 계약을 맺고 숙소와 훈련장 등을 갖추고 지원했던 팀의 이름과 동명이다.

 

<폭스캐처>는 베넷 밀러의 연출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를 빼놓고는 얘기를 할 수 없는 영화다.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스티브 카렐은 물론이고 마크 러팔로도 귀기가 느껴질 정도. 

 

스티브 카렐(존 듀폰)과 마크 러팔로(데이브 슐츠)는 전혀 다른 인물인데도 두 사람을 지켜보는 렌즈의 시선이 공평하게 차분하여 얼핏 두 사람이 닮은 듯 보인다. 신기한 건 그럼에도 동전의 양면처럼 온도가 뚜렷한 두 인물의 간극인데 스티브 카렐이 차갑다면 마크 러팔로는 따뜻하다. 정확하게는 존 듀폰은 조용하고 차가운 수면 같고, 데이브 슐츠는 지면에 단단하게 박힌 바위 같다. 카메라는 존의 차가움과 데이브의 따뜻함을 섬뜩할 정도로 건조하게 응시하는데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존의 차가움이 어느 때는 따뜻하게, 데이브의 따뜻함이 어느 때는 치갑게 보이는 반전을 느끼는 순간 순간이 있다. 그야말로 기가 빨리는 베넷 밀러의 연출이다.

 

영화 초반과 중반,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와 존 듀폰(스티브 카렐)의 입을 통해 두 사람은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부재로 그들이 겪어온 일종의 애정결핍을 드러내는데, 이로 인해 존과 마크의 언행에서 드러나던 안정적이지 못하고 불안하고 폭력적인 자아의 내면 서사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사라는 공통점으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듯 보이던 두 사람은 점차 갈등을 겪고 멀어지는데 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들의 공통점은 진짜가 아니기 때문. 엄밀히 말하면 마크는 아버지가 없었던 게 아니다. 데이브(마크 러팔로)가 아버지, 보호자, 스승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 영화가 사실이라면 데이브는 어쩌면 진짜 아버지보다 더 훌륭하게 보호자의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In Cold Blood――――――――――――――――――――――――――――――――――――――――

 

"페리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같은 집에서 자란 것 같았어.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앞문으로, 그는 뒷문으로 나간 것 같았지."

-트루먼 카포티『인 콜드 블러드』  

 

발췌한 대목은 『인 콜드 블러드』에서 유독 기억에 오래 남은 문장인데 살인자의 육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폭스캐처>를 보면서 이 문장이 수시로 떠올랐는데 데이브와 마크, 혹은 데이브와 존을 보면서 한 과녁을 향해 동시에 쏘아진 화살도 다른 방향으로 날아갈 수 있는 거지 했다.

 

존과 마크는 각자 가진 역할과 위치가 다르듯 열등감의 서사도 다른데, 존의 열등감이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해(=무능) 어머니로부터 끝내 인정받지 못했다는 절망을 내포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면 마크의 열등감은 천재 레슬링 선수인 형(=아버지)의 왕좌를 뺏지 못하는 살리에르 증후군에 가깝다. 초반 사이가 좋은 것처럼 보였던 마크와 존의 사이가 점점 틀어지고 대신 존과 데이브의 사이가 좀 더 밀착적으로 보이는 건, 마크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달리 결핍을 극복하고 안정된 데이브에게 존이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크와 존이 스스로를 좀먹게 하는 열등감은 같은 배경을 가졌음에도 결핍이나 열등감이 없는 데이브의 존재로 보다 뚜렷해지는데 결국 이런 차이가 세 사람의 비극의 시작이며 끝이다.

 

존이 방아쇠를 당기러 가기 전 두 사람의 마지막 대면은 집에 방문한 존을 '일요일은 가족과 보내야지' 라고 데이브가 존을 돌려보내는 장면인데, 이때 별 말 없이 돌아서는 존의 표정이 인상적일정도로 인간적이다. 나는 불행한데 너는 왜 행복해? 평생 인정받고 싶었던 어머니의 사망 후 종종 불안심리를 표출했던 존으로 하여금 방아쇠를 당기도록 부추긴 심리는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편집의 함정일수도 있으나, 그러니까 영화는 그렇게 보인다는 거다.  

 

<폭스캐처>에서 스티브 카렐은 <카포티>의 필립 S.호프먼과 비견될만한 연기를 보여줬는데 필립 S.호프먼은 <카포티>로 당시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휩쓴 반면 스티브 카렐은 그해 거의 모든 영화제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수상은 못했다. 필립 S.호프먼에 비하면 스티브 카렐은 상복이 없는 듯. 베넷 밀러는 <폭스캐처>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참고로 필립 S.호프먼은 대표적인 메소드 연기자인데 실제 성격이 여리고 내성적이었다는 걸 보면 카포티는 연기가 아니라 본인의 한 단면이 아니었을까도 싶다. 은혜롭게도 유튭에서 필립 S.호프먼과 카포티의 생전 인터뷰를 모두 볼 수 있는데 말그대로 필립 S.호프먼이 카포티에 빙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베넷 밀러――――――――――――――――――――――――――――――――――――――――

 

<폭스캐처>에서 배우들이 보여준 열연이 워낙 충격적이어서 그렇지 연기라면 <머니볼>의 브래드 피트 언급을 안 할 수 없다. 초기작 <가을의 전설>을 제외하면 브래드 피트의 영화를 보면서 딱히 배우가 눈에 띄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데 <머니볼>에서 처음으로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보였다. 브래드 피트는 <머니볼> 원작을 쓴 마이클 루이스의 또다른 원작 <빅 쇼트>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는데 돌이켜보면 그저그런 잘생긴 청춘 스타에서 배우와 제작자로 영화사에 자신의 족적을 착실하게 쌓아가는 브래드 피트의 역사가 보이기 시작한 건 <빅 쇼트>에서부터였던 것 같다. 분명한 건 베넷 밀러는 그만의 방식으로 배우에게서 100퍼센트, 200퍼센트를 끌어내는 감독이라는 사실.

 

다큐로 필모의 스타트를 끊은 내력인지 혹은 연출 철학인지는 모르겠으나 베넷 밀러의 연출은 굉장히 건조하고 차갑고 관조적이다. 이런 베넷 밀러의 연출은 렌즈 너머 건조한 세상으로 관객을 밀어넣는데 <폭스캐처>에서 끔찍한 비극이 벌어졌을 때조차 현장을 지켜보는 시선이 어찌나 건조한지 순간 극영화가 아니라 실사 다큐를 보는 듯 관객은 그 순간 감상을 배제하고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나고. 충격은 그 다음에 온다. 내가 방금 뭘 봤지. 아, 정말 끔찍하다. 이와 유사한 충격을 받았던 예는 임상수의 <바람난 가족>에서 공사장 난간에서 아이를 집어던지던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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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Money Ball)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

 

이미지는 영화 시작 장면인데 도입부부터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베넷 밀러의 연출력에 그저 입다물고 엄지척 한다.


 

머니볼――――――――――――――――――――――――――――――――――――――――

 

앞서 영화화된 <빅 쇼트>의 원작자인 마이클 루이스의 또다른 원작 <머니볼>은 서점가 스포츠가 아니라 경영 코너에 꽂혀있다. 전공병이랄지 경영 코너에 신간이 나오면 습관적으로 눈길이 가고 습관적으로 손이 가는데 나는 이 책을 어언 2006년에 샀고, 영화는 2011년에 개봉했고, 그러고도 10년이 지나서야 나는 이 책을 꺼냈다. 세월참 무심하기도 하지. 사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 '내 책장에 꽂힌 책이군, 후훗-'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봐야겠다고 미룬 것이 지금까지 온 것. 뭐어쨌든 드디어 영화를 봤으니 이젠 책만 읽으면 된다. 아암. 책'만' 읽으면 되지. 여담인데 책은 그사이 개정판이 나왔다.

 

서론이 길었는데 하고 싶은 말은 원작이 '경영 코너'에 꽂혀 있다는 부분이다. 스포츠에서 어떻게 하면 이기고 지는가 필승의 기술이 아닌 스포츠에서 이기려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운영에 관한 얘기라는 거다.

 

2002년 뉴욕양키즈가 선수단 총연봉으로 1억 2600만 달러를 뿌렸을 때 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선수단에 4,000만 달러를 지급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그해 양키즈와 어슬레틱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접전을 벌였다. 그전 해도 마찬가지였고. 어슬레틱스는 가장 적은 연봉으로 매년 괄목할만한 승수를 쌓았고 지구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부자구단이 돈을 뿌리는 목적은 하나다. 우승. 시장 원리로만 생각하면 부자구단이 승수를 더 많이 쌓고, 높은 승률에 빠르게 근접하며, 우승 후보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더란 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의 결과는 너무나 놀랍다. 양대 리그의 각 지구 최종 성적에서 꼴찌를 차지한 여섯 팀 중 네 팀이 부자구단(텍사스 레인저스, LA다저스, 뉴욕 메츠, 볼티모어 오리올스)였기 때문. -『머니볼』서문
 
 

스포츠 영화는 의외로 서스펜스가 뚜렷한데 영화가 다루는 서사가 바로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결과를 알 수 없는 승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멘탈이 섬모처럼 연약한 나는 영화를 보던 도중에 결국 2002년 오클랜드의 기록을 확인했는데 알고 봐도 짜릿하더라는 거.

 

 

 

콩 단장――――――――――――――――――――――――――――――――――――――――

 

가난한 구단의 단장 빌리는 고민이 많다. 적은 예산으로는 고작 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이 최선이라는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FA가 된 팀의 주전은 거액의 연봉을 받고 다른 구단으로 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구단주는 돈을 더 쓸 생각이 없다. 내가 탐내는 선수는 다른 구단도 탐을 낸다. 선수는 하나, 구단은 여럿. 팀에 승리를 안겨줄 유망주를 거머쥘 수 있는 건 거액의 수표를 내밀 수 있는 구단이다. 그리고 빌리는 가난한 구단장이다.

 

이제 빌리 빈은 메이저 리그 구단의 누구도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한다. 그 스스로가 고교 야구 선수 출신으로 프로 1지명 원픽 유망주였던 빌리 빈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결과물이 아닌 실제 기록 -출루율, 안타, 타점 등을 수치로 데이터화하고 그를 바탕으로 선수와 계약한다. 그로 인해 부상, 사생활 등으로 팀에서 방출되거나 계약 연장을 못한 선수들이 빌리 빈과 계약 테이블에 앉게 된다. 빌리의 시도는 성공할까. 빌리의 판단이 옳은 걸까. 영화는 그 과정을 담고 있다.

 

<머니볼>을 제대로 보려면 먼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Billy Beane)'에 대해 알아야 한다. 빌리 빈은 영화에서 묘사한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이는 영상으로 실물을 확인해도 마찬가지. <머니볼>을 힐링 영화로 손꼽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선수로선 실패했지만 그 실패의 과정을 금과옥조 삼아 결국 인생의 승자로 살아남은 빌리 빈의 현재진행형은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영화는 책에 등장했던 빌리 빈을 그대로 화면에 옮겼는데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걸맞게 스포츠든 공부든 못 하는 게 없었던 빌리 빈의 인생을 바꾼 건 메츠 스카우터 용게워드의 노력이었다. 프로 선수는 관심 없고 스탠포드에 전액 장학생으로 진학할 생각이던 빌리를 설득하기 위해 용게워드는 메츠 선수들의 클럽하우스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게 거액의 수표를 내민다. 인생의 향방을 가른 이때의 결정은 이후 빌리를 오랫동안 옭아맸던 것 같다. 영화에서 대사로도 나오지만 빌리는 '돈을 목적으로 결정한 건 그때가 유일하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더는 돈을 목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지 않겠다던 결심은 02년 시즌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뒤 보스턴 구단주로부터 거액 연봉과 이직을 제안받았을 때 실현된다. 여담이지만 빌리 빈 단장의 애칭이 콩단장인 거 귀여워서 몸부림 친 건 나만인가.

 

베넷 밀러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을 특유의 조용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는다. 어슬레틱스가 연승 기록을 세워가는 그 순간에도 영화의 온도는 시종일관 묵묵하다. 함성과 고함소리가 스피커를 때리는 순간조차 그를 지켜보는 카메라 시선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한데 이런 시점 거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의문을 갖다 보니 보이는 게 있다. 카메라의 시선이 사건이 아닌 인물의 서사를 따라간다는 거다. 브래드 피트는 거의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데 놀라울만큼 호흡이 일정하고 그 무게를 거뜬하게 받치는 느낌이다. 조금 과장하면 거의 영웅서사를 보는 느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브래드 피트를 보면서 연기를 떠올렸던 적은 없었는데 <머니볼>은 보는 내내 시선이 브래드 피트를 쫓아다닌다. 브래드 피트의 빌리 빈을 보면서 떠오른 건 정중동(靜中動). 말그대로 소리 없이 강하다. 고요한 격정이라는 건 소설에서나 보는 표현인 줄 알았는데 <머니볼>에서 브래드 피트가 이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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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초판이 2011년 다른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나온 걸 보면 아마 영화 개봉과 시기를 맞춘 듯 싶다.

와중에 재미있었던 건 목차 중 두 번째 제목은 초판과 개정판 모두 의역을 했다는 거다. 

원서는 'How to find a ballplayer'인데 구판은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라', 개정판은 '진흙 속의 진주들'로 제목을 붙였다. 이유는 역자와 편집자만 알겠지. 이것 말고도 직역을 해도 될 걸 왜 굳이? 싶게 제목을 비튼 것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가장 당황스러운 건 저자 서문이(preface) 원서와 다른 부분. 이건 구판과 개정판 모두 해당하는 얘기인데 이쯤되면 미국 내 『Moneyball』판본이 여러 종류인가 혼란이 온다. 아님 저자 서문만 수정이 있었던가. 그닥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The raw disparities meant that only the rich teams could afford the best players. A poor team could afford only the maimed and the inept, and was almost certain to fail. Or so argued the people who ran baseball. And I was inclined to concede the point.

-2004/3/11. 1st, preface 『Money Ball』

 

이와 같은 차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부자구단은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올 수 있지만 가난한 구단은 부상 중이거나 상대적으로 무능한 선수들을 끌어와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경기에 나서면 백전백패를 당할 것이고, 최소한 대부분의 프로야구 경영자들은 그렇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저자 역시 그러한 생각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2006년 구판, 저자 서문


이런 노골적인 격차는 부자 팀만이 뛰어난 선수를 보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난한 팀이 확보할 수 있는 선수는 다쳤거나 기량이 부족한 선수밖에 없으니 성적이 부진하리라는 건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적어도 야구 관계자들은 대부분 그렇게 생각했다. 나 역시 가장 부유한 팀이 우수한 성적을 낸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1년 개정판, 저자 서문

 

번역 문제는 구판이나 개정판이나 도찐개찐인 것 같아 다행인가 싶기도 한데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현타가 슬쩍 오는 것도 사실이라... 

 

뭐어쨌든 현실은 영화를 본 이튿날부터 틈틈이 읽고 있는데 책장이 술술 넘어가고 재미있다. 휴가철 킬링타임 독서로 선택해도 괜찮을 듯. 다만 궁금한 건 2006년 '머니볼'이 2021년에도 여전히 유효한가- 라는 건데 여전히 승승장구 건재한 콩 단장을 보니 답을 알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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