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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7526 bytes / 조회: 696 / 2022.03.10 06:42
아무말


 

1. 무지성과 반지성의 환장콜라보를 보니 국운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2. 멘탈은 좀 부서졌지만 당선자와 당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아마 현실의 저는 그럭저럭 잘 살 거예요.

└사실 2번 당선이 제 삶의 질을 높이기엔 더 유익합니다. 그들 공약에 있는 각종 사회안전망과 SOC 관련한 규제 완화와 철폐는 제게 도움되는 내용이거든요. 유권자별 득표율을 보니 내가 누구를 위해 아등바등 1번에 투표를 해왔나 깊은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네요.

 

4. 상생과 미래 대신 혐오와 분열을 선택한 (무효표 포함 대충) 1%의 결정이 미래에 보낼 청구서가 벌써부터 빡치네요.


5.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죠. 윤이 과연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궁금하긴 하네요. 

 

5. 매번 이렇게 멘탈이 바스라지느니 나도 '보수'나 할까. 존나 편해보이는데. 뭔 일이 생기면 진보 진영이 촛불도 들어주고 싸움도 해주고. 난 그냥 가만히 앉아서 좋은 것만 취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 포지션이야.

 

6. 한동안 세상이 재미없을 듯 합니다. 열심히 각자도생하십시다. 건투를 빕니다.

 

 

 

 

열린공감TV 최PD의 글을 읽었습니다.

온갖 회의와 부정적인 심정에도 단 하나 걱정은 언론인과 방송인과 진보스피커들의 안위였는데 이제부턴 깨어있는 시민 의식을 위해 심기일전하고 다시 일보 전진해야겠어요.


 

 

(+)

얼마전에 민주당의 역할에 의문을 표하는 M에게 너까지 그러면 어떡해 불안했던 마음이 결국 이런 현실로 돌아왔네요.

 

'60대 몰표'라고 하지만 60대는 노무현 정부-이명박 시절 4-50대를 보낸 분들이죠.

이번 대선 결과를 놓고 여러 얘기가 나오지만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의 문제라고 봅니다.

비호감 선거, 최악과 최악의 싸움. 이번 선거 기간 내내 들리는 소리였어요.

부족한 후보를 내세운 당과 그 당을 옹호하는 언론이 유능한 타당 후보를 끌고 들어와 '그놈이 그놈' 프레임을 씌우는데도 그 구도를 깨지 못하고 끌려간 민주당이 결정적인 패인이고 패착이라고 봅니다.

 

분명한 건, 이번 민주당 대선은 이재명 혼자만의 능력으로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거예요.

개인적으론 이 후보를 처음부터 지지해주고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했던 게 못내 마음의 빚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언론과 사법 개혁을 할 절호의 기회였는데 문 정부가 결국 못했죠.

과연 그런 기회가 또 올까. 전 회의적이에요.

무엇보다 이번 대선의 결과가 무섭고 뼈아픈 건 공정과 상식을 선택한 유권자들이 정말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거예요.

 

 

정치 얘기를 언제 다시 할지 모르니 좀 더 쓸게요.

향후 저는 저 개인의 즐거움에 몰입할 예정이라서요.

  

 

문 정부의 정책과 이 후보의 공약의 기조는 '상생'이었습니다. 각자 조금씩 손해보고 다같이 잘 살자는 건데요. 

그말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절반은 자신을 위해, 나머지는 우리를 위해 투표했다는 거예요.

반면 다른 후보는 유세 내내 혐오와 차별과 분열을 외쳤죠. 전쟁과 보복을 약속했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이익을 줄이겠다고 선언했죠.

 

언론이 분명 큰 역할을 했지만 결국은 유권자의 몫이고 책임입니다.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 제아무리 공고한들 유권자의 의지가 있다면 들추지 못할 정도의 장막은 아니었어요.

근데 과반 유권자는 그걸 안 했어요. 아니면 아무래도 상관없었거나.

대신 과반은 상생과 미래가 아닌 혐오와 분열을 선택했습니다.

 

관련해서 최근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 썰을 조금 풀자면,

며칠전에 검색할 것이 있어 오랜만에 디씨 모교갤에 접속했을 때의 일인데요. 일상의 언어가 혐오와 조롱으로 가득한 게시판을 보고 살짝 멘붕이 왔어요. 그들에겐 그런 언어들이 놀이이고 게임이더군요. 그걸 보고 요즘 20대는 그냥 다른 인종이구나 했어요. 언젠가 친구와 농담처럼 어린꼰대와 늙은꼰대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지만 실상 나는 이 세대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거죠. 일전에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세대'라는 표현을 썼는데 애초에 '똥과 된장'의 정의 자체가 다른 세대더라고요.

 

이번 대선에서 이대남 소위 2번남이 윤 후보 당선에 유의미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을 봤는데 아마 향후 자신들이 뽑은 당선자로 인해 불이익을 보더라도 2번남은 기성세대가 기대하는 방식의 후회는 안 할 거예요. 왜냐하면 그조차도 일종의 게임처럼 생각할 공산이 큽니다. 제가 느끼기로 2번남의 가장 큰 정서적 특징은 약자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고 그런 정서와 잘 통하는 후보가 윤인 거죠.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했어요. 적어도 2번남의 시대정신과 부합하는 후보는 윤이었습니다. 아마 2번남에겐 대선이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예요. 

 

이후 몇 년은 모름지기 MB 시즌오프가 될 거예요. 벌써 신남성연대라는 희한한 패거리가 등장했고 개표 현장에 들이닥친 가세연이 깽판을 치는 걸 많은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제 눈엔 반 세기 전 자유당이 정치 깡패를 앞세워 득세하던 현장의 재현으로 보이더군요.

향후 우리는 아마 다양한 버전의 ㅇㅂ를 목격하게 될 거고, 혐오와 분열의 언어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정의와 공정은 패배자의 언어가 되는 현장을 자주 보게 될 거예요.

 

윤을 선택한 과반 유권자분들에겐 죄송한 얘기지만 제게 이번 대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반지성과 무지성의 몰염치와 뻔뻔함이었습니다.

 

총선과 대선이 당해에 열리지 않는 게 늘 안타까웠는데 어제 자정 이후 처음으로 천운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의 첫 2년은 민주당 172석과 윤을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절반 유권자의 민심이 지켜볼 테고, 

2년 후엔 민심이 구동될 수 있는 총선이 있으니까요.

 

다만 곧 도래할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앞두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과거로의 역행을 선택한 국운이 궁금하기도 하고 안 궁금하기도 하고.


인생 길어야 백년인데 그 백년이 참 다사다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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