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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3328 bytes / 조회: 320 / 2022.10.26 23:49
아무말


군대에서 공 찼던 얘기를 싫어하는 여자만큼이나 꿈 얘기 듣는 걸 싫어하는 M에게 어제 꾼 꿈 얘기를 해주다 이걸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함.

*꿈이므로 전개에 아무 맥락 없음 주의 

 



 

꿈에서 나는 독립운동? 반정부시위? 그런 비스무리한 걸 하다 정부군에 쫓기고 있었다.

- 여기까지 듣던 M이 앞잡이었냐고 물었다. 야아…71.png

 

감시당하는 걸 알면서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있었던지(내 꿈이지만 나도 전후 내용을 모름) 대낮에 광장에서 동지와 접선을 시도하는데, 모르는 사람들인 척 옆을 지나치는 순간 그쪽에서 내게 쪽지를 건네는데 내가 미숙하여 그만 쪽지를 떨어뜨린다(꿈에서조차 칠칠치 못한 '나'의 리얼한 고증에 소름)

 

그 순간 갑자기 사방에서 일코 정부군이 우루루 나타나고 나는 뒤늦게 죽어라 도망쳤으나 정부군에게 잡히기 직전, 막 공연을 끝내고 배식을 받으러 줄을 선 베트남 무용수들 사이에 끼어든다. 정황을 보니 배식 담당에게 이름을 말하고 무순을 내밀면 그 무순으로 충무김밥 사이즈의 월남쌈 한 개를 싸서 주는 것 같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무려 베트남어를 모르는 것이다!!!!! 아니, 무슨 꿈이 앞뒤 맥락은 하나도 없으면서 현실 고증은 이렇게 철저하냐고! 

 

주변엔 여전히 정부군들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 나는 목소리를 깔고 "#$@%" 속삭였지만 눈치 없는 배식 담당이 "응? 뭐라고?" 되묻는다. 이런 건 또 찰떡같이 잘 알아듣는 매직. 하지만 한번의 시도가 좌절되자 자신감을 잃은 내가 웅얼웅얼 옹알이를 하고 있자니, 옆에 있던 무용수가 나를 붙잡고 '뭐라뭐라' 한다. 갑자기 우사인볼트급 눈치가 생긴 나는 배식 담당에게 "뭐라뭐라" 외치고 손에 쥐고 있던(아니, 언제?) 무순을 내밀고 무사히 충무김밥 사이즈 월남쌈을 받는데 성공한다. 월남쌈을 받아드는데 아카데미 작품상 오스카를 쥔 기분이더구만.

 

그렇게 무사히 위기를 넘기고 나니 슬슬 현실 고민이 올라온다. 나는 이제 사망이나 실종처리될 텐데 소식을 듣고 엄마가 내 책을 다 정리하면 어떡하지. 그럼 안 되는데. 엄마가 내 책을 정리해버리기 전에 살아있다고 소식을 전해야 되는데. 내가 돌아갈 때까지 부디 내 책들이 무사해야할텐데...

...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잠에서 깼다는 흔한 꿈 얘기.

 

절친들에게 "나한테 책은 선녀의 날개옷이야" 곧잘 얘기하는데 곰곰 생각해보면 '선녀옷'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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