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에 M이 부산에 왔을 때의 일.
뜬금포 '초당옥수수를 심을까' 하더니 과수원 옆 노는 밭에 초당옥수수 씨를 뿌려놓고 갔다. 이후 옥수수가 얼마나 올라왔는지 M이 궁금해해서 밭에 가서 확인한 사진인데 이만큼 자라났다. 혼자서도 이렇게 잘 자라다니... 감격한 김에 물 뿌려주고 옴.
까마득히 잊고 있던 중, 이젠 다 자랐을 텐데-라고 M이 또 궁금해해서 밭에 가봤더니 '오, 놀라워라~♪'가 절로 나옴.
나는 이쪽으로 완전히 문외한이라 씨를 사면 사는 갑다, 땅을 고르면 고르는 갑다, 씨를 뿌리면 뿌리는 갑다ㅡ 했는데 근데 그게 쑥쑥 자라더니 급기야 옥수수가 대롱대롱...
역시 뿌린 만큼 거두는 구나. 자연의 생태란 이렇게나 정직하고 정확하다.
덕분에 잘 먹은 초당옥수수.
찐주인이랄 수 있는 M에게도 택배로 부쳐줌.
말그대로 씨를 뿌리고 아무 것도 안 하고(비료도 거름도 약도 안 침) 물만 준 거라 자세히 살펴보면 썩은 부분도 있고 벌레 먹은 자리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제법 풍요로운 수확이었다. 여담이지만 옥수수는 수확도 쉽다!
이미지의 옥수수는 B가 쪘는데 첫 초당 수확이므로 마수걸이?를 빌미로 B한테 한 바구니 2천 원에 넘김.
"초당옥수수는 아무 것도 안 넣고 쪘는데도 일반 옥수수보다 더 달고 맛있다"는 B의 전언.
옥수수는 다 그 맛이 그 맛인 줄 알았던터라 처음엔 B가 말하는 '단 맛'을 이해 못하고 헤맸는데, 알고 보니 일반 옥수수는 찔 때 설탕인지 신화당을 넣는다고 한다. 오ㅡ
뒤늦게 M에게 물어보니 이번에 심었던 게 100알이라고 한다. 다음엔 200개 심으라고 했더니 네가 심으라는 대꾸가 돌아왔다. 뭐, 아직 반 년 넘게 남았으니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