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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5313 bytes / 조회: 493 / 2023.02.19 12:05
일요일 오전 일상


거실 소파에서 책을 읽다 침실로 가는 게 귀찮아서 그대로 담요 뒤집어 쓰고 잔 다음 날.

거실은 베란다창 블라인드가 전부라 햇빛 테러에 8시쯤 잠이 깨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눈 뜨면 바로 자리 털고 일어나는 법 같은 건 나는 모르므로 평소 하던대로 소파에서 전날 읽던 책을 쥐고 한참을 뒤챘다. 그러다가 벼락처럼 B가 준 치즈머핀이 떠올라서 드디어 소파에서 떨어져 나옴. tmi_ 사실 나는 본투비 카우치소파임

음... 근데 치즈머핀이 달아도 너무 달다. 같이 먹으려고 라떼를 준비했는데 머핀을 한입 떼먹는 순간 식겁해서 헐레벌떡 에스프레소 대령하고.

테이블 위에 늘어놓은 것들을 보다 사진이나 찍자고 한 컷.

옆에 쌓여있는 책도 찍자고, 또 한 컷.

밤새 뒹굴었던 소파도 찍자고, 또 한 컷.

ㅡ 소파는 너무 tmi 같아서 삭제하고.

사진이 재미없는 것 같아서 책 읽다가 추가 컷.

  

뷰파인더로 보면 평소에 안 보이던 것이 보이고,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도 보이기 마련인데 사진을 찍으려고 스맛폰을 들이대니 새삼 거실을 좀 치워야겠다는(=청소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치솟는다. 그리하여 찍은 사진을 일단 홈피에 업뎃해놓고 거실을 치우기 시작한 게 정오 무렵이었는데 청소, 특히 '정리'는 여길 치우면 저기를 치우고 저기를 치우면 저어어기도 치우고의 연속이라 결국 대충이나마 청소를 끝내고 나고 나니 저녁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월요일 오후에 글 작성하고 있음(실시간).


청소는 +1을 0으로 만드는 무한 돌림노래 작업이라 보람은커녕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나와 달리 내 주변인 중 가히 '청소의 달인'으로 리스펙을 떼창하게 만드는 B는 예의 0으로 만드는 과정과 결과에 만족과 성취감을 느끼는 타입. 청소를 안 할 수 있다면 모를까 어차피 해야할 일인데 즐겁게 기꺼이 할 수 있다니 부럽다면 부러운 일이다. 

말나온 김에 청소, 정리정돈, 요리, 설거지가 제아무리 귀찮은들 베딩에 비하면 양반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worst of worst of worst 가사는 베딩인데 침구를 갈 때마다 정말이지 인력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백만 번쯤 한다.

 

거실에 카펫을 깔아야 되는데 청소의 시간은 이미 끝났고 이제 다시 만사 귀찮다. 

 

 

 

일요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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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비슷한 시각


틀린 그림 찾기 같은 일요일 오전 거실과 월요일 오전 거실.

얼핏 다른 게 없는 것 같지만 일요일과 달리 월요일은 침실에서 잤고 오전 일찍 전화 소리에 깨어 거실로 나와 커피를 내린 직후의 현장. 

 

사진을 보며 새삼 깨달은 건데 나한테 음료를 두 개 이상 늘어놓고 마시는 습관이 있나 봄.

참고로 사진 속 머그는 1커피, 1토닉워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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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소리에 깼다고 생각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전화소리+초인종 소리에 깬 것 같다.

늘 오후에 오는 택배가 월요일은 오전에 오는데 오전부터 택배가 현관 앞에 쌓였다. 월요일 택배 중 가장 기다렸던 구스패딩은 재고가 없다는 업체의 결제 취소 문자 알림을 뒤늦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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