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 비평에세이 두 권
1. 말하기의 다른 방법
모든 사진은 모호하다. 모든 사진은 어떤 연속체에서 꺼내온 것이다. 사건이 공적일 때 그 연속체는 역사가 된다.개인적일 때 그 단절된 연속체는 개인사가 된다. 순수한 풍경사진도 모종의 연속체, 즉 빛과 대기의 연속체를 깨뜨린다. 단절은 언제나 모호함을 낳는다. 이 모호함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사진에 딸리는 글이 때론 독단에 가까울지언정 어떤 확실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p.90
2. 다른 방식으로 보기
원제는 'Ways of Seeing'.
역자는 후기에 '제목에 대한' 얘기를 짧게 언급하는데, 요약하면 왜 'The way of seeing'이 아니고 'Ways of seeing'인가, 에 대한 얘기인데 사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원어와 번역의 뉘앙스 차이는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말하기의 다른 방법』의 원제는 'Another way of telling'.
『말하기의 다른 방법』은 사진 비평에세이,『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미술 비평에세이.
두 권 모두 활자를 사전적인 의미로만 읽는다면 남의 잔치에 초대받은 듯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이지만, 사진과 미술을 좋아하고 관심있는 사람이 강연을 듣는 기분으로 읽는다면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반납기일에 쫓겨 급하게 읽느라 소화불량 상태로 반납한 게 아쉽다. 장바구니에 담음. 존 버거 전작주의 확정.
사족_
전작주의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유독 열화당에서 나온 존 버거의 책이 비싼 기분이 드는데 기분 탓만은 아닐 거다. 단적인 예로, 올 3월에 나온 신간『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는 120페이지에 만오천원 정가다. 그나마도 온라인서점의 10%할인도 없다. 물론 문학도 예술이므로 페이지 수와 가격이 정비례하란 법은 없다. 하지만 시장 가격을 웃도는 가격을 책정할 땐 이유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찾아봤다.
(↓)'준비중인 이미지'인 외서를 amazon.com에서 찾아보니 국내번역본과 표지가 같다.
아마존의 새책 가격은 10달러 선. 이로써 알 수 있는 매우 정직한 국내 외서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