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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3243 bytes / 조회: 936 / ????.02.18 09:30
나는 달러가 좋아


중국 현대 문학 작가인 주원의 <나는 달러가 좋아>라는 중편소설 속에서 작가인 주인공 ‘나’에게 아버지가, “네 소설에서 섹스 말고는 아무 것도 넣을 게 없느냐? 이상, 꿈, 민주주의, 자유 등 다른 가치 있는 것도 있지 않느냐?” 고 묻자 이에 대해 나는, “아버지, 섹스 속에는 그것들이 다 있어요!” 

라고 답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인기가 없을 거라는 이유로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못한 이 책은 제 wish list의 상위 목록에 있는데 이럴 때면 후회가 되는 것이 왜 독일어나 중국어를 전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 같은 까막눈을 위해 발 벗고 나서줄 출판사는 정녕 꿈인 것인지.
어제 오늘 일은 아니겠지만 언제부터 우리나라는 베스트셀러, 대박, 흥행 등의 꼬리표가 붙은 주류들만을 위한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베스트셀러로 크게 유행했던 ‘다 빈치 코드’는 국내 출판사들이 고개를 흔들면서 ‘그다지…….’라는 반응을 보이며 출판을 나서지 않아 거의 5년 동안 국내에 못 들어왔다고 합니다.(이런 팩션류는 내 취향이 아니지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금만 지방으로 내려가도 서점에서 원하는 책 구하기가 힘들어 주문을 따로 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래서 여러 인터넷 쇼핑몰들 중 인터넷 서점은(아마존 포함) 특히 고맙고 반가운 존재인지도 모르겠어요. 과연 언제쯤이면 책도 영화도 마음껏 골라 볼 수 있는 시절이 올까요.
연재와 관련해서 가끔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난데, ‘왜 나는 1인칭 시점만 쓰고 있을까?’입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3인칭 시점으로 글을 끼적여 보는데 그것이 말이죠. 남의 옷을 걸친 듯 영~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결론은 언제나 “으악- 못 쓰겠어, 3인칭!” 이 되고 맙니다.(정말 요상함...ㅠㅠ) 하여튼, 요즘 기분 전환도 할 겸(이러면 안 되는데) ‘오렌지’를 쓰는 틈틈이 3인칭 시점의 글을 끼적끼적 합니다. 그리고 혼자 몸부림을 다 칩니다. 몇 페이지 써놓고 1인칭으로 수정했다가 좀 지나면 다시 3인칭으로 수정했다가 그러다 다시 1인칭, 3인칭... 정말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오늘 생각난 김에 책장을 쭉 훑어 봤습니다. 그리고 그 중 소설 몇 권을 꺼내서 들춰 보니 우엥. 대부분이 1인칭 시점입니다. 정말 이상합니다. 에세이류를 싫어하는 취향 탓에 확률적으로 분명 3인칭 소설을 더 많이 읽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그러고 보니 <나는 달러가 좋아>도 1인칭 시점이군요.)
이렇게 글과 연관 잡념이 계속되다 보면 고민은 언제나 ‘진지한 글쓰기’에서 멈춥니다. 진지한 글쓰기’라... 저 같은 피래미에겐 요원한 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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