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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1507 bytes / 조회: 776 / ????.03.03 01:19
채움과 비움


'채움'과 '비움'의 차이점은 뭘까.
'채움'은 능동적인데서 비롯되는 스스로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비움'은 때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가 쓴 소설은 너무 재미있어."
"그 작가의 어떤 점이 재미있는데?"
"기발하고 재미있어."

'기발하다. 재미있다. 어느 기자가 어쩜 그렇게 재미있게 쓰느냐고 인터뷰도 했다.' 라는 피상적인 말만 거듭하는 그녀를 보면서 작가 '***'의 소설을 한 권도 읽지 않은 나는 자신이 한심했다. 그래서 당장 그녀가 추천하는 책을 읽었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90년대 초반에(세계적인 흐름엔 한참 뒤처졌지만) 열풍처럼 몰아쳤다가 중반을 채 못 넘기고 슬그머니 사라진(?) 포스트 모더니즘 형식이 그대로 차용된 소설이었다. 이렇게 폄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랄수 있는 서술의 '방식'을 제외하곤 소설에서 아무런 서술적 매력도, 이야기의 재기도, 작가의 그 어떤 '무언가'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끝내 내 이런 감상을 말하지 않았던 것은 평소 자신의 취향에 지나치게 '편협한' 그녀를 향한 유치한 작은 복수였고 한동안 감각적이고 빠른 것을 좇느라 진지한 독서를 게을리했던 자기 반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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