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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2495 bytes / 조회: 774 / ????.03.08 04:41
스포츠를 볼 때


스포츠를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필수 조건은 바로 '응원하는 팀'을 두는 것이다. 그러니까 '편들기'는 관중의 입장에서 정말 중요한 문제다. (어쨌든 우리는 호모 루덴스인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나를 열광하게 하는 것들 중 'EPL'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 내 애정의 정점에 있는 것은 단연 '맨유'인데 '맨유'의 경기를 본 사람은 안다. 축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였다니, 한마디로 大감동을 주는 팀이다. 내가 완소하는 선수는 '루니'. 비록 사고뭉치에, 최근 들어 지난 월드컵 이후 급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호나우두에게 밀리는 듯한 감이 살짝 있지만 볼 때마다 귀여워서 죽는다. 네빌의 '일기'는 그 어떤 개그 프로나 시트콤보다도 재미있다. 읽다가 넘어 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물론 우리의 지성씨도 빼놓을 수 없다.
어쨌든 명문 구단이라는 칭호에 고개를 끄덕 끄덕. 맨유가 트레블을 달성했던 시즌은 두고 두고 아쉽다. 그 시절의 베컴은 정말 예쁘장한 꽃미남이었는데 그걸 못 보다니... ㅠㅠ

맨유 vs 토트넘, 레딩, 미들스브로 일 때 나는 물론 맨유를 응원한다.
재미있는 것은, 어제 새벽에 리버풀 vs 바르셀로나의 (UEFA 8강전) 경기에서 어느새 리버풀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 말하자면 리버풀은 EPL 소속이라는 거지. 아아. 논리적으로 설명할 길이 없는 '애정'의 이 불가해함이란...

지난 주말에 있었던 토트넘 vs 웨스트햄의 경기는 요 근래 본 경기 중 가장 드라마틱한 승부였다.
UEFA 출전권을 노리는 토트넘과 현재 리그 꼴찌로 강등을 눈 앞에 둔 절박한 상황의 웨스트햄은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 스코어를 넘어서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를 펼쳤는데, 웨스트햄의 구단주와 (미드 '24'의 시즌5에 등장하는 로건 대통령을 빼닮아서 더욱 연민이 갔던) 감독의 주름이 깊어졌다 펴졌다 하던 화면은 정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 인간은 심정적으로 약자의 편을 들게 되어 있는 것인지 보통 때였다면 영표씨가 있는 토트넘을 응원했을 텐데 이 날 만큼은 나도 모르게 웨스트햄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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