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바이러스 + 스타 크래프트 > 설(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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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Alice's Casket
Review 1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4565 bytes / 조회: 1,102 / ????.08.02 02:10
베토벤 바이러스 + 스타 크래프트


개봉을 앞둔 <다세포 소녀>에서 김옥빈양의 현란한 춤 장면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음악이 화제를 끌고 있는데 원곡이 바로 ‘베토벤 바이러스’입니다.
‘베.바1’, ‘베.바2’, ‘베.바+스타 크래프트’ 버전이 있는데 이 중 스타크래프트 버전은 특히 독특하고 재미있어요. 연주자는 ‘디아나 본체바’라는 25살의 불가리아 여성입니다. (잘 들어보시면 스타 크래프트의 세 종족의 목소리와 전투하는 소리가 절묘하게 잘 리믹스 되었습니다)

이 곡의 원곡은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8번 C단조 작품13번 Pathetique(비창)의 3악장 론도인데, 이것을 반야라는 팀이 펌프게임으로 제작을 하여 인기를 모았다. 디아나는 지난 해 10월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M ‘월드게임 페스티벌’에 참석해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주한 바 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펌프 게임곡이자 스타크래프트에 삽입해 유명해진 곡. 국내에서 유진박이 연주한 것으로 많은 네티즌들은 알고 있지만 <베토벤 바이러스>를 실제로 연주한 사람은 디아나라고. 그녀는 <베토벤 바이러스> 작곡팀 '반야(Banya)'의 오상준 씨로부터 한국 활동을 제의받아, 고심 끝에 결정하게 된 것이다. [출처. 네이*] 

자주 가는 커뮤니티 중에 음악 비평을 하는 곳이 있는데 그 비평이 얼마나 전문적이고 날카로웠던지 놀랐고, 대부분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연령대라는 것에 두 번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본격적인 게임 세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별로 놀랄 일도 아닌 것이, 게임에 삽입되는 곡이나 배경 음악의 수준을 알게 되면 오히려 당연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흔한 예로 <파이널 판타지 X>에 삽입되었던 <스테키다네>(얼마나 좋을까, 이수영), 근래 PSP게임에 등장한 <신천마계 오프닝곡>(마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음악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한 때 게임OST에 버닝해서 열렬하게 모을 때도 있었습니다만, 사실 이런 게임 취향은 오빠의 영향이 큽니다.
저는 레이싱 게임이나 슈팅 게임 혹은 퍼즐 게임을 좋아하는데 오빠가 심심하다는 이유로(경험상 보편적으로 남자들은 심심한 거 싫어합니다.) 같이 안 놀아주면 맞기때문에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예: C&C, 스타크래프트 등)을 같이 하곤 했습니다. 근데 기지와 병사를 열심히 만들고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저와 달리 적을 깨부수고 깔아뭉개는데 희열을 느끼는 전투광 오빠때문에 게임이 시작하면 5분도 채 못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자식새끼 같은 일꾼들을 돈 벌러 보내놨더니 오빠의 병사들에게 처참하게 죽어가는 비극에 광분해서 다시는 안한다고 보이콧을 하면 오빠가 저를 살살~ 달래서 어느새 다시 게임을 하고 있고 또 깨지고... 당시엔 지긋지긋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시절이다 싶습니다.
어렸을 때 일입니다만. 집 근처 어느 건물 1층에 오락실과 만화방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저녁에 밥 때가 되었는데도 애들이 밥 먹으러 안 들어오니까 엄마가 빗자루 들고 애들을(=감나무 남매) 찾으러 나서는데 먼저 오락실에 들러서 오빠를 끄집어내고 다음으로 옆에 붙은 만화방의 문을 쾅 열고 감나무를 끌고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남매는 눈치를 보면서도 기어코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하는 성격이라서 그 뒤에도 꽤 오래 엄마 속을 썩이곤 했지요~.

요즘은 외출할 때 PSP에 텍스트나 게임을 넣어서 곧잘 다니는데 얼마 전에는 게임을 하다가 역을 지나쳐서 약속 시간에 30분이나 늦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어릴 때 ‘오락’으로 명명되던 그 놀이는 지금도 ‘게임’이라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여전히 제 위치를 곤고히 다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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