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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2619 bytes / 조회: 860 / ????.07.10 19:45
재미가 없는데다 지루하기까지 한 소설


'읽을꺼리가 있는 게 어딘가'라고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사는 소시민이라 웬만하면 장르, 소재 가리지 않고 재미있게 읽는다. 거기엔 그냥 책 한 권이 아니라 창작에 들였을 작가의 공과 애정도 함께 읽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분명 있다. 이건 영화도 마찬가지. 문제는 취향이 이렇듯 잡다하다 보니 추천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불만족의 바로미터가 보편적인 기준과 비교하면 훨씬 저 아래에 있기때문에 자칫 추천했다가 "이게 뭐야!"하고 원망을 들을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 그러나 이런 잡다한 취향에도 불구하고 재미없는 것은 분명 '있다.'

지난 주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다섯 권의 면면을 보면 로맨스소설이 두 권, 본격소설이 두 권, 평론 한 권이다.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이 어이없게도 마지막에 읽은 평론으로 장석주의『들뢰즈, 카프카, 김훈』(작가정신)이었다. '어이없게도'라고 표현한 것은 나머지 책이 재미없어서 '상대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는 의미(물론 딱딱한 평론집임을 감안할 때, 이 책 자체도 재미있었다).
절망적인 것은 로맨스소설 한 권, 본격소설 한 권은 읽다가 포기하기를 몇 차례, 간신히 마지막 장을 덮었다는 사실이다.
읽다 포기한 책에 대한 언급은 이쯤에서 접고, 본격소설『능소화』는 재미있었지만 소설 외적인 이유 그러니까 작가가 소설의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려놓았기 때문에 괘씸죄를 적용, 일단 제쳐둠.
내가 멋대로 만든 '별 쓸모없는 삶의 교훈 리스트'에는 '만화책도 재미없을 수 있다'가 있다. 모든 만화책은 당연히 재미있는 책이라고 믿었던 시절의 얘기인데 즉, 지금은 공짜로 줘도 안 읽는 재미없는 만화책이 있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다는 뜻임.
읽는 도중에 그만 읽을까 고민하는 것은 사실 상당히 성가신 일이다. 그저 줄거리만 보면서 슬슬 넘기자고 거듭 마음을 먹어도 도저히 책장이 안 넘어가는 그 난감함이란...

같은 물을 마시고도 독사는 독을 만들어내고, 젖소는 우유를 만들어낸다.

 

『들뢰즈, 카프카, 김훈』을 읽다가 눈에 띈, 마음에 들었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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