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브레이크 업(Break up)』 > 설(舌)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Alice's Casket
Review 1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2190 bytes / 조회: 776 / ????.03.14 13:25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브레이크 업(Break up)』


얼마 전에 여자와 남자의 TV시청 패턴을 분석한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여자는 드라마를, 남자는 스포츠를 볼 때 즐거움을 느낀다는 얘기였다. 그럼 왜 이런 성향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여자는 과정을, 남자는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브레이크 업』에서처럼, 연인들의 싸움은 보통 이렇게 전개된다.

여자 : (사실) 레몬이 몇 개인가는 중요하지 않아.
남자 : 중요하지 않다면서 도대체 왜 화를 내는 거야?

레몬이 딸기잼으로 바뀌기는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의 소설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있다.

여자 : 그 따위 딸기잼이 없다고 열심히 준비한 내 아침을 망쳐? 니가 감히 내 성의를 무시해?
남자 : 난 그냥 딸기잼이 먹고 싶다는 것 뿐이라니까.

서로 의견이 대립될 때 대개 여자는 미시적 전개를, 남자는 거시적 논리를 펴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여자 : 내 부탁을 잊었단 말이지? 넌 늘 그랬어. (과거가 주루룩 펼쳐진다. - 여자가 필요로 할 때 여자의 기억력은 괴력을 발휘한다)
남자 :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이 때의 남자는 정말로 여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른다)
여자 : 결국 넌 애정이 식은 거야! (말하자면 여자는 위로받고 싶다)
남자 : 그냥 잊어버렸을 뿐인데, 건망증이 애정하고 무슨 상관? (겨우 그런 걸로 유난을 떨었던 말이냐? 피곤하기만 한 남자)

이런 식으로 서로 동문서답을 반복하고 감정적 낭비를 거듭하며 끝없이 싸운다. 결국 그 차이를 극복 못 한 연인들은 파국으로...
이렇게 보면 주로 여자는 과거지향적이고 남자는 현실순응적이라고 봐야 하나?

이 영화가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같은 의미로 흥행에 성공하지 못 했다면 그것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함께 사는' 남녀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일 것이다.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392건 20 페이지
설(舌) 목록
번호 제목 날짜
107 C&C III 3 ??.04.28
106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2046> 2 ??.04.27
105 천하무쌍, 天下無雙: Chinese Odyssey (2002) ??.04.04
104 2006년에 읽은 책들 4 ??.04.04
103 잭 바우어에게 묻는다 / 미국 ??.04.01
102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토드 부크홀츠 ??.03.18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브레이크 업(Break up)』 ??.03.14
100 Movie Poster, 2006년에 본 영화 ??.02.14
99 second waltz, D.Shostakovich ??.12.14
98 형사 / 이명세 ??.10.22
97 낭독의 즐거움 <서재 결혼시키기> 外 ??.09.25
96 Over the Rainbow / MBC ??.09.06
95 베토벤 바이러스 + 스타 크래프트 ??.08.02
94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07.22
93 풀 하우스 / KBS ??.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