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2046> > 설(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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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2242 bytes / 조회: 1,027 / ????.04.27 12:33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2046>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해 슬퍼하는 여자에게
여자를 짝사랑하는 남자가 충고한다.
"그러지말고 그 사람에게 가요"
여자가 정말로 연인에게 가버린 후...
작가인 남자는
여느 때처럼 책상에 앉아 원고지를 마주하고 펜을 들었다.

1시간 後...
10시간 後...
100시간 後...

사랑을 잃은 남자의 펜은 정지되었고 그는 한 자도 쓰지 못한다.

모란꽃은
요염하게 웃음 짓다 사라지네
그 속마음은 무엇일까
-『2046』

- 배경음악 : Bellini의『Norma』중「Casta Diva(정결한 여신)」sung by Pilippa giordano
- 제목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는 故기형도 시인의「빈 집」에 수록된 詩 제목

개인취향은 Casta Diva는 Maria Callas를 최고로 꼽지만 CD를 리핑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해서 Pilippa giordano를 링크. 영화 <2046>에 삽입된 곡은 Angela Gheorghiu가 불렀다.

소프라노는 단연 Maria Callas를 좋아한다.
그녀보다 천재적이고 아름답고 기교가 훨씬 더 뛰어난 소프라노도 많지만 나는 여전히 이 오래된 여인이 좋다. 비극적인 삶만큼이나 드라마틱한 그녀의 목소리는 가장 행복한 아리아에서조차도(지금 흐르고 있는 이 아름다운 곡 포함) 감정선을 건드리는 비극의 정서가 느껴진다. 시대가 그랬던 탓일까. 그녀의 아리아를 듣다보면 나른한 오후, 창으로 들이치는 햇살 속으로 먼지가 떠도는 가운데 낡은 턴테이블 위로 성글게 돌아가는 낡은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지직- 지직-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느껴진다. 그런 이유로 Maria Callas는 참으로 아날로그적인 소프라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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