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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17:10
사양 / 다자이 오사무
누나.
내겐 희망의 지반(地盤)이 없습니다. 안녕.
결국, 내 죽음은 자연사(自然死)입니다. 사람은 사상만으로는 죽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 아주 쑥스러운 부탁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유품인 삼베 기모노. 그걸 누나가, 나오지가 내년 여름에 입으라며 수선해 주셨지요. 그 기모노를 내 관에 넣어 주세요. 입어보고 싶었거든요.
날이 밝아 왔습니다. 그 동안 고생만 끼쳤습니다.
안녕.
간밤의 취기는 말끔히 가셨습니다. 나는 맨정신으로 죽습니다.
한 번 더, 안녕.
누나.
나는, 귀족입니다.
- p.201
내겐 희망의 지반(地盤)이 없습니다. 안녕.
결국, 내 죽음은 자연사(自然死)입니다. 사람은 사상만으로는 죽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 아주 쑥스러운 부탁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유품인 삼베 기모노. 그걸 누나가, 나오지가 내년 여름에 입으라며 수선해 주셨지요. 그 기모노를 내 관에 넣어 주세요. 입어보고 싶었거든요.
날이 밝아 왔습니다. 그 동안 고생만 끼쳤습니다.
안녕.
간밤의 취기는 말끔히 가셨습니다. 나는 맨정신으로 죽습니다.
한 번 더, 안녕.
누나.
나는, 귀족입니다.
- p.201
'나는 맨정신으로 죽습니다'...
이 한 문장이 마음에 콕 박혀버렸다.
* 유숙자 옮김 / 소화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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