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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1677 bytes / 조회: 782 / ????.08.22 14:07
읽히는 것


책을 잡으면 그 책이 지루하든 재미없든 웬만해서는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 대개는 시간이, 시일이 걸려도 끝까지 읽는 편이다.
그럼에도 읽는 도중에 두 손 들고 포기했던 책으로 M.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가 있다. 말하자면 의식 흐름의 기법으로 쓰여진 관념적 소설은 어쨌든 '아직까지는' 나와 맞지 않는 것이다. 이 소설이나 작가들이 별로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미 검증되었다시피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검증되고 있는 것처럼 훌륭한 소설, 훌륭한 작가들임에 틀림 없다. 다만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인데 인간성이 좋고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것과 모든 이의 친구가 되는 것은 별개인 것과 같은 이치로 생각하면 되겠다. 다행히 이런 일은 흔하지도 않고 또 대상이 장르소설일 때는 더더욱 발생할 확률이 희박하다.
그런데 며칠 전에 장르소설 한 권을 침대에 가지고 들어가서 읽다가 잠이 들었던 날이다. 그날 그만 잠을 설치고 말았는데 잠들기 직전까지 이 책을 끝까지 마저 읽을까, 그만 읽을까 고민했던 것이 이유였다. 거짓말같지만 읽던 책을 도중에 관두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내겐 큰 문제다.
김현의 화법을 빌면 '어쨌든 읽힌다'는 것은, 실상 작가에게 얼마나 큰 칭찬이고 독자에겐 감사한 일인가.
글이라고 다 읽히는 것은 아니다.


체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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