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읽은 책들 > 설(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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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s Casket
Review 1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4552 bytes / 조회: 909 / ????.02.15 00:20
2009년에 읽은 책들


* 1월
남한산성
나쁜 사마리아인들
침대와책

* 2월
-

* 3월
아내가 결혼했다

* 4월
네무덤에 침을 뱉으마
가만히 거닐다
첩첩상식

* 5월
욕조가 있는 방
심인광고
검은나무
말들의 풍경
엄마를 부탁해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6월
그해, 오사카에서 내리던 봄비 1,2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현장에서 읽은 우리 소설

* 7월
내아들의 연인
명품몸 만들기

* 8월
허망과 진실(1)
카타리나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왑샷가문 연대기

* 9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불멸의 작가, 위대한 상상력
왑샷가문 몰락기

* 10월
글쓰기 공중부양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밀레니엄 1
기묘한 이야기
해럴드블룸 클래식
노서아가비
백야행 1,2,3
용의자X의 헌신
모방범 1,2,3

* 11월
-

* 12월
가을여자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나, 제왕의 생애

::::


* 형광펜을 칠한 것은 특히 괜찮았던 책. 읽은 책이 적은 탓에 추천 책도 적다. (뒤늦게 심각...)
음_ 사회소설이 둘, 나머지 하나도 거의 사회소설이니 재미보다는 '인상 깊었던'에 형광을 칠했다고 봐야겠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적게 읽은 해가 될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전공책을 읽느라, 다음으로 여러가지로 주변이 좀 어수선해서.

양적으로 독서가 가장 활발했던 때는 초등학생 때인데 이땐 웬만한 두께의(500페이지 정도) 소설도 2,3시간이면 다 읽었고 그래서 책 빨리 읽는다고 소문도 났었다. 물론 소문의 진원지는 엄마다...

독서가 느려진 것은 성인이 되면서 부터, 정확하게는 친구 K의 편지가 계기가 되었다.
어느 날 K에게 우표가 잔뜩 생겼는데 우표를 쓰고 싶어진 K가 내게 우편을 주고 받자고 했다. 그리하여 나중에 혹시 우리가 유명해지면 사르트르와 카뮈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편지도 덩달아 가치가 아주 높아질 거야~ 농담도 하면서 가볍게 시작한 편지 왕래였다. 편지 왕래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e메일 때문도, 손 글씨 쓰는 것이 귀찮아서도 아닌 '전화' 때문이었다. 할 얘기가 있을 때마다 전화로 수다를 떠니 막상 편지엔 적을 말이 없는 거였다. 그리하여 어느 순간부턴 대개 K가 편지를 하면 나는 답장을 하는 형식이 되었다.
서로 "그러자" 말로 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 우리가 편지로 나누고 싶었던 것은 말이 아닌 글로써만 가능한 내면의 얘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고2, 고3 연이어 같은 반 단짝이었고 학교는 다르지만 둘 모두 서울로 유학 와서 계속해서 우정이 이어진 우리 사이에 말로 못 할 얘기도 없고 글로만 할 수 있는 말도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일곱 여덟 통 정도 편지를 주고 받고, K가 어느 날 멀리 떠났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 옛날 물건을 정리하면서 K와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 나왔다. 정리를 하다 말고 앉은 자리에서 K의 편지를 순서대로 쭉 읽는데, 읽은 편지가 늘어갈수록 가슴이 점점 답답해졌다.

아- 그때 K는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였구나...

당시엔 미처 읽지 못했던, 행간들을 넘나들며 내게 말을 걸어 왔던 K의 생각과 고민들이 시간이 오래 흐른 후에야 읽혔던 것이다. 친구의 생각과 고민들을 그토록 가볍게 읽었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미안했다.

물론 이후에도 때로 오독할 때도 있고 행간을 놓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글을 읽을 때 남의 생각을 읽을 때 가급적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 나의 독서가 양적으로는 줄었으나 질적으로는 더 풍부하고 깊어졌다고, 스스로는 그렇게 믿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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