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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7264 bytes / 조회: 936 / ????.04.28 22:36
소설 <은교>, 레이디 가가 外


1. 소설 『은교』 (굳이 스포라고는 생각치 않지만, 그래도 소설 전반의 내용이 들어가니 읽기 전에 감안하세요.)

요즘 박범신 작가의 원작소설을 영화화 한 <은교> 얘기가 많네요.
전 소설 『은교』를 출간 직후에 읽었는데 영화 후기를 보니 영화가 주제로 삼는 관점과 책을 읽으면서 제가 느꼈던 감상의 차이가 느껴지더군요. 이건 영화를 봐야 좀 더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될 부분이니 영화 얘기는 이쯤에서 접고요.
좀 늦은 리뷰의 탈을 쓴 잡담을 하자면,
자극적인 광고에 비해 막상 소설을 읽는 동안 내용이 파격적이라거나 일탈적 혹은 치명적이라는 느낌을 거의 못 받았던 것 같아요. 미스테리 구조를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예상과 달리 70대 노인과 10대 소녀의 구도보다 노작가와 노작가의 팬이자 문청이었던 제자의 구도가 더 흥미로웠거든요.
노작가의 천재성을 시기하고 흠모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제자와 그런 제자와 여고생을 자신이 준비한 판에 올려놓고 신중하게 판을 짜는 노작가의 모습은, 일견 노작가의 생애 마지막 작품의 연재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 뱀발. 이건 소설을 다 읽고난 후의 감상입니다.
한편 제자는 자신이 판을 준비하고 노작가와 은교야 말로 자신의 판에서 움직이는 말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소설이 미스테리 요소를 갖추는 역할을 합니다.  
그럼 70대 노인과 단 한 권의 소설로 성공한 작가가 된 제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은 은교는 어떤 인물일까요. '은교'는 노작가와 제자의 어두운 욕망이 구체화되고 사물화 된 인물로, 그런 이유로 그녀의 위치에 비하면 그녀 스스로 두 사람 사이에서 능동적이거나 직접적인 갈등 요소를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오로지 두 남성이 그녀를 통해 상대방의 욕망을 응시하며 판을 만들어 갈 뿐이지요. 
사실 박범신 작가가 자신의 소설에서 다루는 여성은 대체로 정형화 되어 있습니다. 외모나 성격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남성들을 지배하는 팜므파탈인 동시에 남성들에 의해 몰락합니다. 그러니 작가의 전작에 비하면 은교는 굉장히 행복한 결말인 셈입니다. 사실 이 소설에는 패자가 없습니다. 죽은 자와 남은 자가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저는 소설의 결말이 비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소설의 커버를 두르고 있는 2/3 크기의 이중 표지를 펼쳐보면 세 사람의 구도가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한국소설 중 특히 인상에 남는 표지로 꼽고 싶습니다.




박범신은, 이 작가는 뭐라고 해야 할까, 이 작가의 소설은 참 관능적입니다. 이 부분에선 아마 국내작가 중 top이 아닐까 싶지만. 문제는 이 관능이 굉장히 불편합니다. 독자로 하여금 훔쳐보기를 종용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멘탈이 굉장히 섬세하고 연약한 제겐 박범신의 소설은 뜨거운 감자예요. 원래 이 글도 '리뷰'로 가야 하는데, 이 작가의 소설은 정면이 아닌 비스듬히 혹은 한쪽 눈을 감고 읽는 듯한 기분이 들어 다 읽고 나서도 내가 정말 읽었던가 애매하고 찜찜한 기분이 남는데 같은 이유로 리뷰가 아닌 잡담에 올립니다.
아마 문단에서 가장 통속적이고, 가장 장르 지향적인 작가가 아닐까 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위치가 애매한 작가예요.


2. 오디션 프로그램
TV를 거의 안 보는 요즘치곤 제법 챙겨서 보던 오디션 프로그램 몇 개가 점점 막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K-pop스타는 내일이 막방이고, 보이스코리아도 2주 뒤면 결승이고.
전 케이팝은 박지민 양에게, 보코는 손승연 또는 유성은 양에게 한 표.
그렇다고 다른 참가자들이 이들보다 못 하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냥 개인취향입니다.
그나저나 나가수 시즌2 방송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네요. 개인적으로는 쌀집아저씨PD가 좀 서두른 게 아닌가 합니다.
한창 파업 중에 '해품달'로 김사장과 측근들이 언플을 해댔던 걸 생각하면 굳이 이 시기에? 싶습니다.
어쩌면 평생이 될지도 모르는 자신의 밥줄을 내놓고 자리를 펴고 앉을 때는 얼마나 절실했을까요.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송 파업을 지지하고 있는 와중에 나가수 시즌2 재개 소식은 아무래도 아쉽네요.


3. 백상 최우수 연기상
아마 다방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한때 김수현을 엄청 애정했습니다. 바로 <드림하이>의 '송삼동'일 때죠. 아들이 있었다면 삼동이, 반려동물이 있었다면 삼동이, 꽃을 키웠다면 삼동이, 조카가 있었어도 삼동이라고 불렀을 거예요. 드림하이에서 삼동이가 "농약 같은 가시나." 할 때, 이 대사 한마디에 전 그냥 무릎 꿇었어요.
경상도 사투리가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그쪽 지역 출신인가 했더니 서울 토박이라고 하더군요. 고작 두 달 배웠다는 사투리가 그렇게 완벽하다니. 드라마 성격상 노래 부르는 장면도 곧잘 나오는데 알고 보니 팔방미인. 그래, 니가 갑이다! 최고다! 했어요.
그치만 엊그제 백상에서 연기상을 받았다는 소식엔 엥? 했어요. 다른 후보들이 워낙 쟁쟁했던 것도 있고, <드림하이>나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 비하면 <해.품.달> 연기는 별로였거든요.
재능도 있고 가능성도 많은 배우이니 조만간 좋은 작품에서 보길...


4. 맥어보이
삼동이 얘기하다 생각난 김에.
제발 괜찮은 시대물 로코 한 편만 해주길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맥어보이.






5. 연일 쏟아지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 소식에,
오랜만에 Bad Romance 듣고 있습니다. 여전히 좋네요.
roma roma 가가 울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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