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잘 읽는 방법은 / 해럴드 블룸『독서 기술』 > 설(舌)

책을 잘 읽는 유일한 방법은 없지만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있다. 정보는 무한히 널려 있다. 그런데 지혜는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운이 좋다면 선생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혼자이며 남의 도움 없이 해결해 나가야 한다. 잘 읽는 것은 고독이 제공하는 크나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치유의 효과가 가장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이나 친구, 또는 친구가 될 수있는 사람 속에 있는 타자성(他者性)을 일깨워 준다. 상상에 의한 허구의 문학인 순문학imaginative literature은 타자성이며, 바로 그러한 이유로 고독을 경감시켜 준다. 우리가 읽는 이유는 사람들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정이 너무나 취약하고, 위축되거나 사라지기 쉬우며, 공간과 시간과 불완전한 연민, 그리고 가정과 애정 생활의 온갖 슬픔으로 짓눌리기 쉽기 때문이다. (…중략)
독서를 잘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를 내적 수련의 일환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아가 완전히 형성된 이후의 독서 방법이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문학 비평은 이론적이기보다는 경험적이고 실용적이어야 한다.(…중략)
버지니아 울프는『일반 독자: 제2편 The Common Reader: Second Series』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짧은 에세이인「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How Should One Read a Book?」에서 다음과 같은 매력적인 경고를 제시한다. "독서에 대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아무런 조언도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곧이어서 자유를 만끽하는 독자에게 많은 보충 설명을 덧붙이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중대한 질문에서 절정에 달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독서에서 가장 깊고 넓은 즐거움을 얻으려면 "우리는 의지할 데 없이 무지한 채로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가 완전한 우리 자신의 자아를 갖추기 전까지는 독서에 대한 충고가 유용할뿐더러 어쩌면 필수적인 듯하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