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상한 논리, 그리고 안테나 > 설(舌)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3889 bytes / 조회: 928 / ????.09.21 01:39
그녀의 이상한 논리, 그리고 안테나


저녁에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아현동 마님>은 가끔 띄엄 띄엄 봐도 대강의 내용이 파악되는,
즉 내용 전개가 지렁이 꿈틀 대듯 느리고 느린 전형적인 임성한표 일일드라마입니다.
보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리라 생각하고 큰 줄기만 설명하면 (설명하지 않으면 내용 전달이 안 돼서... --')

1. 주연 남녀의 이름은 부길라, 백시향(나머지 인물들은 이름을 모름).
2. 여주인 백시향이 남주인 부길라보다 띠동갑 연상임.
3. 백시향이 수석 검사, 부길라가 신임 검사이고 현재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상태.
4. 부길라에겐 그를 좋아하는 아가씨가 있음.
5. 백시향에겐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음.
6. 알고 보니 '아가씨'와 '남자'는 삼촌, 조카 사이였음.
7. 삼촌과 조카는 백시향과 부길라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고 있음.

이제 본론입니다.
오늘 방송분의 내용인데, 부길라와 결혼하고 싶은 조카가 단짝 친구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시향 언니를 반드시 숙모로 만들고야 말겠어!"

TV를 보던 감나무는 이 대목에서 "우엥?" 했습니다.
연적을 숙모로 만들고 남자를 자기가 차지하겠다는 취지의 말인 것은 알겠으나 보통 저런 상황에선,

"부길라를 반드시 내 남자로 만들고야 말겠어!"
혹은,
"두 사람을 갈라 놓고 말겠어!"

라고 하지 않나요?


오늘 저녁 <아현동 마님>을 보게 된 건 사실 <태왕사신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요즘 이 드라마에 흠뻑 빠졌거든요. 어쩌다 스페셜 때부터 열심히 챙겨서 보고 있는데 말하자면 딱 제 취향입니다.
배용준씨의 담덕이라는 인물은 어려서부터 회를 거듭할 수록 매력이 넘치더니 오늘은 정말 멋있더군요. 격구 시합 장면과 마지막 30합을 겨루던 장면에서 외유내강의 각각 다른 매력을 보여준 담덕 덕분에 최근 몇 년 간 드라마를 보면서 오랜만에 남자주인공 때문에 가슴이 콩닥 뛰었습니다. 결론은 담덕의 캐릭터가 별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앗, 얘기가 삼천포로...)
사연인즉슨 '태사기'의 5.1ch 사운드를 제대로 즐기고 싶어서 어제까지는 그냥 보다가 오늘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HD신호를 케이블을 거치지 않고 직접 받기 위해(저희 동네 케이블은 영상만 HD로, 사운드는 5채널로 수신됩니다) 케이블 설치 전에 사용하던 안테나를 꺼내 저녁부터 안테나 설치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각 방송사별 수신 신호를 확인해야 해서 채널을 계속 돌리게 되었던 겁니다.
AV에 관심이 많은 저희 오빠가 예전에 한국에 잠깐 머물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비싼 AV시스템을 설치해 놓고 간 덕에(조금만 더 있었으면 스크린까지 생겼을 텐데...--') 그 동안 때아닌 AV 호강을 했지만 워낙 기계치인지라 손도 까딱 안 대고 지금껏 초기 set up 상태 그대로 사용하다가 필요는 창조의 어머니라고 뭔가에 씌이면 사람이 돌변하는 제가 드디어 해낸 것입니다.




세 시간 동안 아등바등 작업한 결과물. 베란다 천장에 스피커 케이블로 매단 HD 안테나.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391건 25 페이지
설(舌) 목록
번호 제목 날짜
31 레이먼드 카버 2 ??.02.24
30 who cares the book? 8 ??.01.25
29 신년 계획 2 ??.01.18
28 거짓말 3 ??.12.08
27 <House> 외 방송 단상 12 ??.12.05
26 슬럼프 7 ??.11.27
25 로맨스소설을 읽던 중 8 ??.10.14
그녀의 이상한 논리, 그리고 안테나 4 ??.09.21
23 라따뚜이 外 감나무 근황 8 ??.08.17
22 읽히는 것 4 ??.08.22
21 수사학의 인플레이션 4 ??.07.06
20 재미가 없는데다 지루하기까지 한 소설 6 ??.07.10
19 영화속 해피엔딩 4 ??.05.29
18 비가 오니 좋긴 한데... 6 ??.05.16
17 『내 남자의 여자』 13회를 보다가... 6 ??.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