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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1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5198 bytes / 조회: 1,042 / ????.12.02 00:57
상속자들 / 예쁜남자 / K-Pop 스타 시즌4


● 상속자들
15회 말미(16회 시작) 장면에서 김 회장이 은상을 "미국도 영국도 프랑스도 아닌 아주 다른 나라"로 보낼 거라고 협박 비스무리 위협을 해서 엄청 궁금했다. 뉘앙스로 봐서는 아주 극지나 오지 같은 느낌인데, 혹시 말라위? 아님 동티모르인가?
궁금증은 16회에서 풀렸는데 탄이가 은상의 가방을 뒤질 때 책에서 나온 비행기 티켓에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아, 실망... 김 회장님 생각보다 마음 약하신 듯...
그나저나 고딩들이 뭔 키스를 그렇게 해대는지. 뜬금없는 효신과 라헬이의 그 썸타는 분위기는 또 뭐고.
16회 마지막에 은상이 사라졌는데, 어느 커뮤니티에서 '그런 찐한 키스가 키스로만 끝날리 절대 없다, 분명 뒤를 이은 액션이 있었을 거다, 그리고 몇 년 뒤 은상이 애를 안고 짜잔- 나타나는 거지'를 읽고 박장대소- 맞아맞아 했다.

탄이와 영도가 은상이한테 첫눈에 반해 좋아하고 쫓아다니는 거,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열여덟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나이니까. 저 나이 땐 눈이 마주친 걸로 좋아지기도 하고, 단 하루 만에 이유 없이 싫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연애가 그렇게나 절절하고 힘든 가시밭 길인 건 도통 이해할래도 이해가 어렵다. 그러니까 애들이 아니라 애들을 둘러싼 주변의 반응이 쓸데없이 과열됐다는 얘기. 주변 반응만 보면 얘네가 로미오와 줄리엣이고, 호동이와 낙랑인 줄 알겠다.

이 작가의 드라마는 매번 시작하고 1/3은 '오, 재미있다', 중간 2/3는 '아, 점점 머냐'하다 나머지 1/3은 재미도 없고 시들해져 안 보는 패턴의 반복이다. 이 패턴은 <파리의 연인>때 부터 시작됐는데 만남 초기엔 그토록 당당하고 씩씩하던 캔디가 남자주인공의 매력이 물이 오르는 중반이 되면 '제가 어찌 감히 당신과 쫑쫑쫑을 하겠어요' 청승하녀병 말기 캔디가 되니 맨정신으로 보기 정말 힘들다. 김은숙 작가의 특기랄까. <파리의 연인> 때부터 한결같이 여주가 비참하고 불쌍할수록 남주가 멋있어지는 구도를 고집하는데 난 이런 거 영 별로라서...
덕분에 "왜 저 남자가 내 남자다 말을 못해", "애기야 가자" 같은 대사도 나왔겠지만 거듭 말하지만 "아, 난 정말 싫거든요, 이런 거." 아, <시크릿 가든>은 좀 달랐다. 다행히 이건 여주가 청승캔디가 될만하면 몸이 바뀌는 바람에...

마지막으로 제발 탄이 좀 그만 울리길. 탄이가 울면 난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탄이 좀 내버려둬...     




예쁜남자
음. 이 드라마의 몇 장면을 보는 순간 딱 떠오른 단어는 '병맛'. 욕이 아니라 정말 '병맛'이 딱 어울리는 인물들, 사건들, 장면들이었다. 여기서 방점은 병이 아니라 '맛'에 찍어야 한다. 그러니까 병'맛'이다.
천계영은 <언플러그드 보이> 때 엄청 좋아했는데 보통 이렇게 좋아하면 그 앞, 뒤, 옆도 좋아하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딱 <언플러그드 보이>만 좋아하고 끝났다. 그나마도 <예쁜남자> 원작이 천계영 만화라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아, 나 예전에 그 만화가 좋아했는데 떠올렸으니, 그동안 깨끗하게 잊었던 것이다. <예쁜남자>는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아스트랄한 요소에 매력을 느낀다면 굉장히 열렬한 드라마 신봉자가 될 것 같고, 처음에 이거 뭥미 하면 그냥 아웃오브안중 드라마가 될 것 같다. 내 경우는, 장면 장면은 특이하고 신선한 느낌도 들지만 전체적으로는 병이 맛보다 조금 더 강한 고로 점점 내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케이팝스타
재능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예술이 문학이다. 어린 아이의 의미 없는 한 줄 낙서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넘치게 문학적일 수 있으므로. 그래서 문학을 하는 광장은 샘도 많고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오디션프로를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재능'은 그 자체로 참 잔인하다. 노래를, 음악을 즐기고 좋아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더 클지도 모르는데 재능이 없어서 변방으로, 들러리로 밀려나거나 밀려날 아이들을 지켜보는 건 매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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