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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s Casket
Review 1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8597 bytes / 조회: 961 / ????.03.23 18:41
인터파크 주말 도서


1. 인터파크도서 주말적립

이번 토.일은 주말적립 때문에 내내 인터파크도서에서 놀았는데 먼저 제 주문 내역은 이렇습니다.









- 애거서 크리스티는 제겐 첫사랑의 의미와 비슷한 작가예요. 중학생 때 매달 용돈을 받으면 서점에 달려가서 1권씩 모으던 작가인데 그때 열심히 모았던 책들이 대부분 분실돼서 지금도 속상해요. 민음에서 좀 더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 나왔지만 모두 70권이나 돼서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대신 그녀의 자서전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볼까 해요.

-『포트노이의 불평』은 필립 로스의 소설인데, 이 소설의 표지가 공개된 이후 그 반향이 대단했었죠. 
출판사의 용기랄지 배짱이랄지는 둘째치고 여성가족부에서 내버려두는 게 신기할 정도. 여기서 추측 가능한 한 가지. 시간이 남아도는 여성가족부는 독서를 안 한다? 
리사이즈한 이미지가 작은데도 노골적이고 외설적인 단어들이 블링블링하네요. 물론 표지 때문에 주문한 건 아니고요.『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를 읽고 촉발된 팬심으로 컴온 베붸~ 뭐 이런 거죠.ㅎㅎ
(* 아마존닷컴과 구글을 확인해보니 미국판 표지는 심플하게 제목,작가이름이 전부네요. 문동에게 박수를!)

- 말하자면 동종업계인 정혜윤과 정여울에 대한 제 개인적인 호불호는 극과극인데 그러니까 저의 호는 정여울에게 일방적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신간이 나온 줄 몰랐는데 그녀의 책을 뒤늦게 발견, 이 책 한 권 때문에 다시 카트를 채우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 H.G.웰스, 필립K.딕, 데이비드 웨버의 SF 소설
<별그대>가 인기를 끌면서 내용을 두고 방영내내 표절 논란이 이슈가 됐는데, 사실 SF를 좋아하는 장르덕후들은 오히려 별무반응 시큰둥했죠. (우리나라)드라마에선 자주 등장하지 않는 장르라 새롭고 독창적인 얘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게 SF 바닥에선 널리고 널린 흔한 클리셰거든요. 하지만 미드 <뉴암스테르담>과 흡사한 오프닝 영상은 <별그대> 제작진에서 책임질 수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장소의 변화를 슬라이드 형식으로 연출해 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방식을 제가 제일 처음 본 건 1960년作 미국 영화 <타임머신>에서였는데, 사실 이런 연출 자체는 이제 너무 흔해져서 그리 새롭지도 독창적이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프레임을 나누는 방식이라던가 구도, 파노라마를 이용한 인앤아웃, 카메라 시선의 각도 등 세부적인 부분을 열거해 보면 <별그대>와 <뉴암스테르담>의 오프닝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합니다. 
요즘 국내드라마는 대부분 한류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걸로 아는데 대륙에 불고 있는 열풍을 보니 제작진이 안일했다는 생각도 들고. 뭐 그들도 다 생각이 있겠죠.
참고로 웨버의『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이 소설은 본편만 14권, 서브시리즈는 20권에 이르는 대표적인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SF 팬들 사이에선 폴라북스SF총서 시리즈에서 단권으로 나왔으니 아마 시리즈전집으로 보기는 거의 힘들지 않겠는가, 덕후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비관적인 체념이 형성되고 있는 소설이에요. '바실리스크 스테이션'도 이십여 년만에 번역됐다니 시리즈는 고사하고 출간해준 것만도 감지덕지 고마운 장르 덕후는 영혼 없이 웃을 뿐~;;

-『작가란 무엇인가』는, 이런 책을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구입을 미뤘는데 이렇게 사게 되네요.
다만 궁금한 건 'Paris Review Interveiw Antholoty'라는 예쁜 이름을 두고 왜 저런 제목을 했을까, 참 알다가도 모를 일. 3권까지 시리즈로 낼 계획이라는데 제목이 좀 많이 깹니다. '작가', '무엇인가' 이 두 단어는 요즘 유행처럼 나오는 너무 흔한 제목이라 특색도 없고 이 책인지 저 책인지 구분도 잘 안 가는 제목인데.

- 카트에 마지막에 담은 책은 고은 시인의『순간의 꽃』이에요. 요즘 시간은 남아돌지만 느긋하게 詩를 '감상'할 여유는 좀 없는지라 고민하다 책장에 꽂아두고 언제고 읽으면 되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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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K.딕 걸작선은 동친의 뽐뿌질에 구매버튼을 눌렀고 2번째, 3번째도 쉽게 구매버튼을 눌렀는데 문제는 마지막 4번째 주문. 목록을 수십 번도 더 훑은 것 같아요. 사고 싶은 한 권을 카트에 담고 남은 금액을 채우려니 그동안 책을 사기는 많이 산 모양인지 책장에 있는 책을 제외하면 선택의 폭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이것도 꽤나 정신노동이네요.

이번에 책을 주문하면서 떠오른 단상인데 '아, 나는 이야기의 원형을 좋아하는구나' 라는 거였어요. 얘기 자체도 재미있고 또 이런 원형들이 동시대의 다른 작가들이나 이어지는 세대의 작가에 의해 재해석, 변주되는 것도 재미있고.

그러고 보니 도서정가제 얘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관련 법안을 보니 군데군데 탁상행정식 논거가 보이던데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을 많이 받긴 하죠. 자신의 생활경제가 풍족하니 서민경제 쯤이야 손끝 코끝으로 결정하면 그만이다 싶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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