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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9164 bytes / 조회: 1,141 / ????.09.13 22:49
피케티 21세기 자본 外 구간 할인 도서




피케티_『21세기 자본』

덴도 아라타_『영원의 아이1,2』

마르께스_『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롤랑 바르트_『애도 일기』

데이비드 버스_『진화심리학』

정여울_『소설 읽는 시간』








소책자를 잠깐 훑어보던 중, 소득 구간 별로 소득세에 누진율을 적용한 누진세율 얘기가 눈길을 끈다.

서구의 예를 들면, 정부는 끊임없이 소득에 누진세율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했으나 매번 보수층의 극렬한 반대로 좌절됐다. 그러다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천문학적인 전쟁(을 치를)비용이 발생하자 다급해진 보수층이 자발적으로 누진세율에 동참, 전쟁 기간 중 한 때 무려 90%까지 소득세가 징수되기도 했다고. 그러나 이후 냉전시대가 해빙기를 맞으면서 레이거노믹스(레이건의 경제정책) 등이 등장, 북미와 서유럽을 중심으로 다시 집결한 보수층이 감세를 주장하면서 현재는 소득세율이 30%까지 급감했다고 한다. 

소득세율이 낮아지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의 하나로 피케티는 기업 임원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오른 점을 들고 있다. 즉 소득세율과 임원의 연봉은 반비례한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예로,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법인카드 남용 문제를 떠올려 보면 피케티가 소득격차 해소의 해답으로 소득누진세율을 주장하는 배경을 한층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조세 정책이 법인세율 감소, 간접세 증가를 고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 그러고 보면 이명박근혜는 어찌나 으리으리(feat.김보성)한지 참 한결같이 비지니스프렌들리하단 말이지.







몇 번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 반복하던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
타인의 슬픔은 여과 없이 그대로 전이된다. 그래서 남의 불행, 남의 슬픔을 마주 하는 건 언제나 어렵다.
그것이 영화, 소설 같은 픽션임에도 그럴진대 하물며 실화면 슬픔의 전이는 한층 더 즉물적이고 강렬하다.
그럼에도 재고가 소진되면 왠지 그대로 절판될 것 같아서 눈 딱 감고 주문.







오늘 책을 받고 나서 저녁에 불쑥 동친에게 물었다.
내용은 같은데 장정과 판형이 달라서 책 값이 달라. 너 같음 7만원 책을 2만원에 사겠어, 2만원 책을 6천원에 사겠어?

동친 : 7만원 책.
나무 : 왜?
동친 : 가격이 그 정도 차이가 날 땐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막 괴로워하니 동친이 바로 눈치를 챘다)
동친 : 2만원 책 샀어?
나무 : 응.
동친 : 밥 한 끼인데, 나 같음 7만원 짜리로 한 권 더 사겠다.


그리하여 다시 책을 주워담고 있다. 아놔.......







과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와 비슷하다. 노인문학이라는 장르가 실제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가와바타의 소설은 한창 반값할인할 때도 쿨하게 넘겼는데(이후 절판됐다) 마르케스의 소설은 고민 없이 결제했다. 타이밍은 연인에게만 필충 조건인 건 아닌지 아마 직전에 <손바닥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면 <잠자는 미녀>를 구입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점은 다만 한 가지, 마르케스의 소설과 비교할 수 없게 됐다는 것. 그 외에는 그닥...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도 관념적이거나 현학적인 소설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일드도 꽤 성공했다고 알고 있다. 동명 일드의 원작소설.
오래 전부터 반값 할인도서에 올라온 것을 보면서도 늘 지나쳤는데 결국 주문했다.
여기서 증명되는 가설 하나. 

짝사랑하는 상대를 공략하려면 끊임없이 주위를 배회하고 상대의 눈앞에 나를 노출할 것. 견물생심은 인간의 마음을 훔치는 유용한 도구다.
오랜만에 구입한 현대 일본소설인데, 쏟아지는 호평의 반만큼이라도 괜찮길 바라고 있다.







요즘 내가 최애정하는 정여울. 반값리스트에 뜨자마자 주문.









이번 주문에서 가장 기대했던 <진화심리학>.
이런 책은 대개 한 권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나름 숙고해서 고른 데이비드 버스의 책.

 

뒷 표지의 소개글을 보니 문득 떠올라서 잡설을 덧붙이면,
일찌기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부르짖던 라캉은 자신의 이론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상징계와 실재계를 나누고 이것을 언어체계를 통해 재구성하는, 몹시 난해하지만 중요한 가설의 얼개를 세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몹시 현학적인데 개념은 간단하다. 예를 보자. 

어린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거울을 들여다 봤을 때 아이는 그것을 자신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나 어느 순간 거울 속 이미지가 거울 밖에 실재하는 자신과 동일한 존재임을 인지하는 순간이 온다. 즉, 상징계와 실재계가 합일을 이루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때의 인지는 아이에게 '나'와 '타자'라는 언어의 개념을 심어준다. 흔하게 드는 예로, 인간은 거울을 볼 때나 카메라 파인더 앞에 설 때 본능적으로 예쁜 표정을 짓는 현상을 들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는 건 어디까지나 내 주장). (물론 라캉의 이론은 이보다 훨씬 더 현학적이고 철학적이고 난해하고 어렵고 심오하다)


아직 읽기 전이고 이 분야는 이 책이 처음이라 잘은 모르지만 진화심리학이란 결국 교육을 통해 후천적으로 사회화된 심리와 선천적인 본성 간의 대립 혹은 불편한 동거를 다루는 인지과학의 또다른 가설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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