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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17:02
교육사업과 법조타운 
허지웅 신간에세이에 부록으로 딸려온 소책자인데, 이거 은근히 재미있다. 깨알같은 재미라고 해야 할까 여튼.
영화주간지에서 기자로 일한 경력답게 영화 관련 한담이 친밀하고 자연스럽다. 영화판에 대한 애정도 느껴지고. 비평까지는 어렵더라도 이번 소책자처럼 한담 형식으로 이쪽으로 신간 하나 내줘도 괜찮겠다 싶다.
다음은 본문에서 발췌한 영화 <밀양>의 뒷 얘기.
(…중략)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부흥회 목사는 오디션을 진행하다가 다 물리치고 '아무래도 진짜 목사님을 캐스팅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린 경우다. 시나리오를 읽어본 임광명 목사가 흔쾌히 출연을 승낙하면서 촬영이 이뤄졌다. 모니터 시사에 참여한 관객들 가운데 상당수는 '저 연기는 진짜 목사가 아니면 하기 힘든 것, 아마 진짜 목사일 거다'라고 눈치를 챘단다.
강장로를 연기하는 이윤희씨는 울산 지역에서 한때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운영하던 중 캐스팅됐다. 누가 직업을 물어보면 그는 늘 "교육사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으로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처음 시나리오 리딩을 위해 모였을 때, 각본을 받아든 그는 자신이 정사 장면을 찍어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이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두손 두발 다 내저였던 그는 자신의 역할을 썩 잘 해내었다. <밀양>촬영을 끝내고 난 그는 "정사신을 찍고 나서 더이상 교육사업에 종사할 수 없어서" 문방구를 접고 막창집을 개업했다.- p.117, <어차피 악플 달릴 이야기>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부흥회 목사는 오디션을 진행하다가 다 물리치고 '아무래도 진짜 목사님을 캐스팅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린 경우다. 시나리오를 읽어본 임광명 목사가 흔쾌히 출연을 승낙하면서 촬영이 이뤄졌다. 모니터 시사에 참여한 관객들 가운데 상당수는 '저 연기는 진짜 목사가 아니면 하기 힘든 것, 아마 진짜 목사일 거다'라고 눈치를 챘단다.
강장로를 연기하는 이윤희씨는 울산 지역에서 한때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운영하던 중 캐스팅됐다. 누가 직업을 물어보면 그는 늘 "교육사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으로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처음 시나리오 리딩을 위해 모였을 때, 각본을 받아든 그는 자신이 정사 장면을 찍어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이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두손 두발 다 내저였던 그는 자신의 역할을 썩 잘 해내었다. <밀양>촬영을 끝내고 난 그는 "정사신을 찍고 나서 더이상 교육사업에 종사할 수 없어서" 문방구를 접고 막창집을 개업했다.- p.117, <어차피 악플 달릴 이야기>
발췌한 페이지의 '교육사업'을 보니 떠오르는 현재 한창 왈가왈부 중인 얘기 하나.
지금 거창은 때아닌 초등학생 등교 거부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숫자가 무려 1200여 명이다. 조선조 이래로 교육열이 한번도 식어 본 적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내 아이를 무려 일주일이 되도록 등교를 안 시킨다니, 이거 엄청 심각하다는 얘기다. 사연이 뭔고 하니 이렇다.
거창군이 법조타운 건설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절대다수 군민의 동의를 받아 마침내 삽을 떴는데 그 법조타운이라는 게 '교도소'였고, 군민들은 뒤늦게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 법조타운에는 교도소 뿐 아니라 거창지원과 거창지청도 있다는 점을 들어 일부 찬성여론도 있어 이래저래 군 전체가 시끌시끌하다.
반대여론의 가장 큰 이유는 절차상의 문제와 교도소의 위치. 일단 군민투표를 할 때 '법조타운'이라는 모호한 명칭으로 군민들을 호도했다는 거고, 다음은 교도소의 위치가 시내에 너무 근접했다는 점. 교도소 예정지 반경 1km 이내에 초등학교 11개교가 있고, 가까운 곳은 불과 200m 거리 밖에 안 되며 (초등학교가 있으니 당연한 얘기지만) 인근엔 아파트 단지도 있다고.
군과 시는 '지역발전'을 앞세워 반대여론을 설득하는 모양새인데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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