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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6066 bytes / 조회: 1,410 / ????.06.16 17:38
신경숙, 미시마 유키오 그리고 이응준


 

 

* 출처 및 링크: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

 

기사 작성자는 TV드라마로도 각색, 방영됐던『내 연애의 모든 것』의 작가 이응준이다.

공교롭다고 해야할지 미시마 유키오, 신경숙은 전작주의 작가이고 이응준의 소설도 몇 권 책장에 꽂혀 있다.

이응준은 작년부터 호감을 가진 작가.

 

 

* 이응준의『약혼』은 최신간으로 개정판.

 

일단 기사 내용에 등장하는 책은 미시마 유키오의「우국」과 신경숙의「전설 」로 모두 단편소설.

「우국」이 수록된 책이 시중에 또 있는지는 모르겠고(예전에 찾았을 땐 없었다), 내가 읽은 미시마 유키오의「우국」은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권 '죽음의 미학'편에 수록된 것으로 나를 미시마 유키오의 탐미주의로 이끌고 그의 소설을 미친 듯이 사모으는 시발점이 된 단편이다. 신경숙은 썩 취향은 아닌데 창비에서 책을 주문하면서 1권 씩 끼워 주문하던 것이『엄마를 부탁해』를 기점으로 전작주의가 된 작가.

「우국」은 하도 읽어서 외우다시피하는 소설이라 박스의 비교 발췌한 첫 문장을 읽자마자 바로 알았다. 그런데 신경숙이 미시마의 글을 한 문장도 아니고 단락을 통째 옮겨쓰다시피 했다니... 책을 사기만 하고 읽지를 않으니 알 리가 있나.

내 책장엔 신경숙의 남편인 시인이자 평론가 남진우의 평론집도 꽂혀있다. 한국문단이 좁던가, 책을 고르는 내 취향이 협소하던가.

 

- 기사 내용에도 있지만 신경숙은 유독 표절과 관련된 얘기가 많은 작가다. 신경숙, 표절 두 키워드는 새삼스럽지도 새로울 것도 없다는 얘기. 문단에서 그의 위치로 보나 영향력으로 보나 참 여러모로 불가사의한 풍경이다.

- 고작(!) 이런 글 하나 쓰는데 작가로서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문단생활을 포기할 것을 각오해야 하는 문단의 폐쇄성과 엄숙주의, (이응준의 표현을 빌어)침묵의 공범이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한편 우습기도 하고. 부디 이응준이 이 일로 문단생활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별 일 없이 그의 다음 소설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신이 아니고서야 악한 사람과 선한 사람을 칼로 무자르듯 구분할 수는 없다. 우리는 악한 사람이기도 하고 선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악한 일과 선한 일은 있다. 나는 나의 이 글이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와 문화에 악영향을 끼칠 어떤 악한 일을 바로잡는 선한 일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보통의 경우 나는 용감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가 죽으면서 나는, 내가 용기 없는 문인이었다고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 기사 中

 

 

:::덧_06.17

오늘 신작가는 거론되는 책을 읽은 적이 없으며, 자신은 표절과 무관하고, 논란을 부추기지 않기 위해 더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 어제 기사를 읽고 오전에 문제의「전설」을 읽었는데 신작가의「우국」을 읽지 않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복붙 수준인 단락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 플롯과 구성 곳곳에서「우국」의 영향이 느껴진다. 

두 단편을 같이 읽어 보니 읽지 않았다는 작가의 변이 새삼 애처롭다. 더불어 신혼부부라는 것 말고는 유사점이 전혀 없다는 창비는, 창비야말로 책을 읽어보긴 했나 의심스럽다. 일례로 '신혼부부, 남편, 쿠데타'(우국)와 '신혼부부, 남편, 6.25'(전설)의 유사한 흐름 속에 등장하는 이런 장면들...

 

우국: 친구들은 날 부르지 않았어. 내가 아직 신혼이라고 나만 안 껴준 걸까
전설: 내가 신혼이라 친구들은 내게 말도 없이 자원했소

 

책을 대충 뒤적여도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저런 장면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두 책을 읽어봤다면 창비 측이 저런 장문의 당당함을 발휘하지 않았으리라는 데에 100원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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