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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7567 bytes / 조회: 1,072 / ????.11.10 13:05
작가의 펜 from '나눔의 세계'


 

오른쪽_

『시지프 신화』의 미국판에 붙인 서문 원고, 1955년.

 

 

 

 

 

왼쪽_

《콩바 편집실에서》.

1943년 알베르 카뮈는 파스칼 피아를 다시 만나 지하신문《콩바》편집에 합류한다.

 

 

 

 

 

오른쪽 아래_

파리 뤼니베르시테 가 17번지 갈라마르 출판사의 안뜰에서 미셀 갈리마르, 자닌 갈리마르와 함께.

 

 

 

 

 

왼쪽_

카뮈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오셀로의 비극』 각색을 시도해본 원고.

 

 

 

 

 

좌우_

파리 바그람 홀에서 열린 헝가리 난민 원조를 위한 집회에서 알베르 카뮈. 1957년 3월 15일.

 

 

 

 

 

오른쪽_

동베를린 노동자 항쟁 탄압에 항의하기 위한 1953년 6월 30일 뮈튀알리테 회관에서 집회 연설「그 어떤 당에도 속하지 않기에…」의 교정 원고.

 

 

 

 

 

좌우_

1957년 알베르 카뮈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받은 축하 전문들.

(감나무 덧. 전문 중 카잔차키스와 포크너가 눈에 띈다.)

 

이미지는『나눔의 세계』에서 몇 페이지 찍어본 것.

2013년은 카뮈 탄생 100주년 해였다. 이를 기념해 세계 각지에서 카뮈 행사가 열렸는데 정작 카뮈가 출생한 고향 알제리는 정부의 불허 등으로 행사에 냉담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아랍계 국가인 알제리는 프랑스령이었으나 1954-1962년에 걸쳐 프랑스와 전쟁을 벌인 끝에 결국 130년 만에프랑스로부터 독립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카뮈는, 이건 아무 근거 없는 순전한 내 감상이지만, 일장기를 가슴에 붙이고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故손기정 선수을 연상케하는 그런 정서가 있다. 물론 카뮈에게 조국과 국가가 어떤 기능으로 작용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생전에 카뮈가 겪은 논쟁과 스캔들을 보면 어떤 의미에선 카뮈는 노마드(유목민)가 아니었을까 상상해본다. 또한 그런 환경이 카뮈의 작가적 삶의 바탕이 됐던 실존주의와 부조리철학의 근간을 이룬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덧붙이면, 나는 혹자가 말하는 카뮈가 아나키스트라는 혐의에 동의하지 않는다. 카뮈가 남긴 족적과 행적으로 나는 카뮈가 동시대의 어느 작가에게도 뒤지지 않는, 열렬하게 열정적으로 행동하는 좌파 지성이었다고 확신한다.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기를!" 

『반항하는 인간』

 

 

알제리와 프랑스는 카뮈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알제리에 관해 말하자면, 나는 내 마음속에서 그 고장에 매어져 있는 내면의 현(絃)을, 내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그 맹목적이고 엄숙한 선율을 내는 그 현을 누르게 되지나 않을까 겁이 난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알제리가 나의 참다운 고향이라고, 이 세상 어느 곳에 가든 그들 앞에만 가면 자연히 솟아나는 저 우정의 웃음만으로도 나는 그곳이 낳은 아들들과 형제들을 알아볼 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내가 알제리의 도시들에서 좋아하는 것은 그곳에 몸담아 살고 있는 사람들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과거가 없는 도시들을 위한 간단한 안내」,『결혼, 여름』130

 

-『나눔의 세계』p.13

 

 

사진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카뮈의 행적을 훑으면서 최근에 우리 사회를 흔든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대해 생각한다.

더불어 신문 언론의 보도행위에 대해서도.

작가와 펜.

작가의 펜이 어디를 향하는가. 무엇을 혹은 누구를 겨냥하는가.

시인 김지하의 펜은 저항을 향했을 때 '오적'을 토해냈고, 저항에 등 돌렸을 때 '못난 시(詩)'를 낳았다.

유신독재를 향해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노래하던 시인의 입은 이제 자신의 시를 읽으며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후배들에게 죽음의 굿판을 집어치우라고 조언한다.

시인의 저항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기 싫으면, 보기 싫으면 그냥 침묵하면 그만인 것을 시인은 그조차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오적'을 읽고 영향을 받아 감옥에서 모국어로 작품을 썼다는 응구기의 인터뷰를 보면서 시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장정일 '글 밖의 김지하, 서글픈 자기 분열'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69344.html

 

그냥, 그런 생각.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오늘도 무거운 펜을 드는 작가와 예술문화인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응원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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