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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7408 bytes / 조회: 958 / ????.07.12 22:51
혼자 하는 말


1.

제목에 잡담, 이라고 쓰려다 너무 성의 없나 싶어 제목을 바꾸고 보니 흠.

요며칠 시, 시 노래를 불렀더니 이거야 말로 어느 시 제목을 베낀 느낌이잖나.

평소 '나는 최면에 걸리기 쉬운 사람이야, 다단계의 좋은 먹이감이지-' 쫑알거리고 다니긴 했다만 이건 너무 티난다.

 

최승자 시인의 시집을 주문할까, 하다가 가지고 있는 시집이 헷갈려 책장을 훑어보던 중 방앗간 참새라고 역시나 시집을 꺼내 그 자리에서 아무 페이지나 펼치는 방식으로 시 몇 편을 읽는데, '죽음은 이미 달콤하지 않다'고 중얼중얼 하던 시인은 어찌하여 아직까지도 죽음의 소매를 붙잡고 놓지를 못하나... 씁쓸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기분을 잠깐 느꼈다. 손에 집어든 시집의 출간년도는 08년. 그리고 그녀의 최신간은 16년. 8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시인을 가장 매혹하는 건 죽음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2008년. 정말 오래 됐군,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다 꿈쩍 놀랐다. 머리가 느끼는 08년은 엊그제처럼 가까운데 손을 꼽아보면 벌써 9년 전이다. 와아, 너무하다... 새삼 그녀의 싯구가 절절하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 '서른살'『우리 시대의 사랑』

 

최승자 시인의 시선. (출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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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루키의 신간이 출간됐다. 이번엔 다시 문학동네다. 제목은 중세판타지 느낌이 나는『기사단장 죽이기』

짧은 소개만 보면 역시나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은 딱 하루키 다운, 하루키 식 전개, 초반 줄거리만 봐도 하루키의 소설이구나- 싶은, 한편으론 오랜만에 하루키의 장기 - 환상, 사건, 미스테리가 대중적인 코드로 범벅이 된 장편이 나왔구나 짐작 되는 내용이다. '돈 조반니' 탓인지 로시니의 오페라 서곡으로 시작하던 '태엽 감는 새' 느낌도 나고. 홈에서 공공연히 불호작가라고 떠들었으니 변명을 조금 하자면 나는『해변의 카프카』이전의 하루키 소설은 다 읽었고, 에세이는 최근 작까지도 (어쩌다 책장에 꽂혀 있어)띄엄띄엄 읽고 있으니 하루키의 소설에 대해 이 정도 아는 척할 자격은 갖췄다고 본다.

 

하려는 얘기는 이게 아니고.

제목과 출판사를 확인하는 다음 순간 떠오른 건 '민음사 어쩔...'이었으니.

제목부터가 외우기 힘든, 내용은 더더욱 짐작하기 힘든, 하루키팬들조차도 읽고나서 ??? 했다던 소설을 국내 다른 출판사를 제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인세 계약을 했던(자세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민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의 결말은 제살깎아먹기로 끝났다(고 알고 있다). 원고를 보는 눈이 없는 것인지, 눈치가 없는 것인지. 내 눈에도 보이는 걸 그들이 보지 못한 이유는 결국 판돈에 대한 자신감이었을까.

 

3.

내게 재고책을 두 번이나 보낸 모서점은 이젠 정말 이용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매달 주는 상품권이 너무 크다. 결국 절충안을 냈으니, 랩핑된 책만 주문하는 걸로. 혹시라도 랩핑 뜯은 채로 오면 바로 클레임 걸어버리겠다!

 

4.

자주 가는 남초사이트에서 스파이더맨 그래픽노블 세트를 샀다는 게시글을 읽고 부러워서 몸부림.

내가 사고 싶은 건 배트맨 그래픽노블. 원서, 번역본, 다-아 사고 싶다. 다아아아ㅡ 사고 싶다. 근데 이거 돈도 돈이지만 그전에 리스트 정리하는 단계서부터 이미 질려서 진이 빠진다.. ㅠㅠ 일단은 DC광빠랑 연애를 하던지 우정을 쌓던지 해서 리스트를 뽑는 게 우선이다. 근데 어느 세월에? 7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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