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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5193 bytes / 조회: 934 / ????.05.18 22:52
지안이가 행복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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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차인가, 어느 장면인가 부터 지안이가 행복해졌으면 간절히 바랐다.

그냥 저 조그맣고 마르고 볼품없는 아이가 행복해졌으면 했다.

하루 한 끼를 먹어도, 한 계절 옷 한 벌만 입어도 지안이가 행복했으면 했다. 웃었으면 했다.

그래서 지안이가 아저씨한테 '괜찮은 사람이에요' 했을 때 나는 아저씨가 지안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이든, 딸이든, 연인이든 뭐든. 아마도 나는 아저씨가 지안이의 가족이 되어주었으면 했던가 보다.

쉽게 풀 수없는 단단한 매듭으로 엮인 누군가가 되어 아저씨가 지안이 옆에 계속 있었으면 했다.

정희도 윤희도 유라도 다른 좋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지만 지안이는 아저씨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지안이가 아저씨를 만난 건 기적같았다.

기적이 일생에 다시 또 올 것 같지는 않아서, 그러니까 기왕에 온 기적이 지안이 옆에 계속 함께였으면 했다.

예뻐진 지안이, 밝은 대낮 거리에 우뚝 선 지안이, 편안해진 지안이를 보니 좋았다. 마냥 좋았다.

 

오랜만에 웰메이드 드라마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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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그지같은 내 인생 다 듣고도

내 편들어줘서 고마워

 

고마워

나 이제 죽었다 깨어나도 행복해야겠다

 

나 불쌍해서 마음 아파하는 꼴 못 보겠고

난 그런 너

불쌍해서 못살겠다

 

너처럼 어린 애가 어떻게

어떻게 나같은 어른이 불쌍해서

나 그거

마음아파서 못살겠다

 

내가 행복하게 사는 걸 보여주지 못하면

넌 계속 나때문에 마음 아파할 거고

나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너 생각하면

나도 마음 아파 못 살거고

 

그러니까 봐

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사나 꼭 봐

 

다 아무 것도 아니야

 

쪽팔린 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거?

다 아무 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거야

행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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