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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3347 bytes / 조회: 871 / ????.06.23 21:28
독서 잡담


1. 책 정보를 찾다가 우연히 방문한 블로그에서... 해당 블로그 주인장의 책이 3만 권이 넘는 것에 '와 개부럽' 소리가 절로. 저 블로거랑 결혼하면 3만 권 책이 내 책이 되는 거겠지? 심순애의 순정이 고작 다이아몬드 반지에 흔들렸다고 비웃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해운대구 주민인 친구(이하, 통칭 '해친')에게 이 얘길 하니 "그냥 서점 주인하고 결혼해" 한다.

+ 한창 때 내 알라딘 구매력은 상위 0.1%였는데 이 양반은 무려 0.08%다. 단순 수치는 0.02%이지만 이 작은 숫자에 담긴 양적 차이에 진심으로 놀람

 

2. 해당 블로그에서 '독서가 김혜수' 기사 링크를 읽고.

김혜수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국내 미출간인 경우 해당 책을 해외서점에서 사들인 다음 번역을 맡겨 읽는다고 한다. '와 개부럽'하면서 해친에게 얘기하니 "돈지랄"이라고 한다. 그에 "넌 전작주의가 아니어서 몰라" 대신 변명한다. 난 완전 공감가고 부럽던데. 정말이지 읽고 싶어 몸살이 난 책이 국내 미출간인 경우 그나마 영미권인 책은 원서를 사서 읽는 방법이 있지만 영미권 외의 국가인 경우는 손가락 빨면서 출판사만 바라볼 뿐 방법이 없다.

 

3. 브레히트의 시 한 편을 M에게 읽어주고, 긴 감상을 덧붙였다.

이러니 어떻게 브레히트의 실존주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 실존주의 작가라면 모름지기 눈높이를 세상과 인간과 수평으로 맞추는 건 기본 중 기본이지.

 

4. 브레히트에 이어 수다는 미시마 유키오와 다자이 오사무로 넘어왔다.

솔직한 얘기로 미시마 유키오랑 다자이 오사무에게 문학상 하나만 안겨줬어도 둘은 안 죽었을 걸. 그 넘쳐나는 흔한 상 그거 그냥 하나 주면 될 걸 그걸 안 줘서 작가는 요절하고 독자는 작가의 더 많은 책을 못 보니 얼마나 억울한 일이야. 자존심 강하고 자존감 낮은 사람은 부둥부둥우쭈쭈 해줘야 하거늘- 주절주절블라블라 떠드니 참고 듣던 M이 묻는다.

"도대체(진짜 '도대체'라고 시작했다) 미시 뭐랑 다… 뭐? 그게 누군데?"

"일본인 작가."

"그니까 뭐 썼는데?"

"소설 썼는데?"
"나도 들으면 아는 소설이야?"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 소설은 '인간실격'인데 넌 모를 거고, 미시마 유키오는 몇 년 전에 신경숙이 표절했다고 시끄러웠던 소설의 작간데."

여기서 대화는 끊겼다. 아마도 서로 다른 이유로 대화를 계속 끌어갈 동력을 잃었던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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