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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3543 bytes / 조회: 1,021 / ????.07.18 21:36
오랜만에 책을 주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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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한 사이에 택배가 도착해있다.

절판 소식에 주문한 문학동네 양장본이 지난주부터 도착하고 있는데 남은 알라딘 1건은 내일 도착 예정.

 

1. 이번 양장본 주문 기준은 국내 초역이거나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번역인가의 유무.

2. 다른 출판사도 출간하고 있는 소설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제외했다.

3. 일본소설도 제외했다.

 

오오카 쇼헤이의 <포로기>는 넣었다. 그럼 1의 이유가 3의 이유보다 우선하는가 하면 그런 건 아니다. 다와다 요코의 <용의자의 야간열차>나 쓰시마 유코의 <웃는 늑대>는 3의 이유로 제외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건 안토니오 타부키와 에밀 졸라. 이 작가들은 당장은 안 읽힐 것 같아서 포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주문한 책들은 도착하는 족족 다 읽을 것인가 하면 그건 아닌데, 어느날 충동적으로 읽고 싶을 때 책장에 안 꽂혀 있으면 서운할 것 같은 소설들이다. 타부키와 졸라는 여기에 포함이 안 된다는 얘기고. 아마 때가 겨울이었으면 주문했을지도 모르겠다만, 타부키와 졸라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엔 인간적으로 날이 너무 덥다

 

사회파 미스테리를 쓰는 마쓰모토 세이초는, 작가의 소설에 호감을 느끼는 것과 별개로 문학전집 리스트에 이 작가가 있는 것이 여전히 의외롭다. 하여튼 그런 이유로 주문에서 제외했다. 일본인작가라는 이유로 제외한 게 아니라.

  

마지막 주문인, 내일 도착할 책은 필립 로스의 소설과 역시 절판 단계를 밟고 있는 쑤퉁의 소설인데, 출판경기가 어려운 건 알지만 읽고 싶은 책이 절판되는 일은 가급적 보지 않았으면 한다. 해당 국가의 언어를 모르면 아예 책을 못 읽는 비극이 발생하는데 내집 화장실에 앉아서 지구 반대편 타인의 부엌에 놓인 숟가락 구경이 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에 읽고 싶은 책을 번역이 없어서 못 읽으면 너무 슬픈 일이 아닌가. 정 읽고 싶으면 영어 출간본을 읽는 방법도 있지만 가능하면 내 모국어로 읽고 싶은 게 독자의 마음.

 

도서정가제개정 이후 한꺼번에 책을 산 건 오랜만이다. 처음인가?

사실 개정 이후엔 책을 안 살 거라고 주먹 불끈한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 안 난다.

나는 왜 책을 좋아하는가 고민해봤는데...... 모르겠다.

다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쉽고 저렴하고 수준 높은(즉 가성비 좋은) 지적유희가 '독서'라는 생각은 한다. 근데 이건 책을 좋아하는 것과 아무 관련없는 얘기라, 여전히 왜 내가 책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아, 책을 읽고 책을 사는 행위가 습관인 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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