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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6152 bytes / 조회: 928 / ????.10.12 21:52
잡담


쿳시의 소설을 주문하면서 내가 간결체에 일종의 로망을 갖고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세계문학전집 세대이다 보니 유년기와 십대를 관계대명사가 발달한 영어권 소설을 독식/편식하면서 내 텍스트 유전자는 온통 만연체로 이루어져 있다. 웬만한 블라블라 만연체는 방지턱 한번 없이 술술술 잘 읽고, 읽는 것 못지 않게 호흡이 가쁠 정도로 줄줄줄 쓰는 것도 자신 있다. 그랬던 만연체 유전자에 대한 반동인지 역심인지 저항인지 반항인지 아님 질렸는지 여하튼 어느날 간결체를 향한 갈증이 생겼으니 간결하고 압축된 문장에 매력을 느끼는 팬심은 한동안 계속 갈 것 같다.

저널리스트가 쓴 소설을 좋아한다는 얘길 종종 하는데 이런 취향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고 만연체를 싫어한다는 건 아니고. 김훈은 김훈의, 박경리는 박경리의 매력이 있다.

잡설을 조금 더 붙이자면 간결체를 좋아하지만 일본 현대소설은 별로 안 좋아한다. 사실 거의 안 읽는다고 봐도 무방. 간결체의 에센스라 할 수 있는 라노벨은 안 읽는 게 아니고 못 읽는다. 한마디로 나는 문체와 상관 없이 서사의 밀도가 낮으면 안 읽고 못 읽는 난독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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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허수경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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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의식의 흐름으로 씁니다.

 "황교익의 지식은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음식편에서 주로 발췌하는 듯하다. 내용이 거의 일맥상통. 얕은 지식을 감추려다보니 논쟁에서 다를 수도 있다를 인정하지 못하고 다름을 틀리다로 포장하는 것 같다"는 최근 화제의 아이콘인 황교익에 대한 해친의 평.

 

황교익을 보는 내 개인 생각은,

일단 평론가는 원래 대중에게 욕을 먹는 직업이라는 거고,

해친의 의견처럼 논쟁을 할 때 똘레랑스가 부족한 황교익의 태도가 아쉽다는 거.

좀 재미있달까 이상한 점은, 사실 이 양반이 자기 주장을 고수하는 아집 같은 태도는 주로 SNS에서 발견된다. 정작 '알쓸신잡'에서 그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그런 느낌을 못받았다.

 

여하튼, 

 

그의 직업적인 태도에서 발견되는 단점이 사회적 사망을 감내해야 할 정도의 문제인가 하면 그건 동의하지 않는다.

얼마전 TV채널을 돌리는데 한 종편에서 황교익의 발언을 논평하고 있더라. 화면을 띄워놓고 막대기로 짚어가면서 세상 심각하던데 좀 보다가 너무 시끄러워서 채널을 돌렸다. 그리고 한참 후에 채널을 돌리다 다시 그 종편까지 왔는데 그때까지 까고 있는 거다. 고작해야 맛컬럼니스트 아닌가. 그 양반이 뭐라고 그렇게까지 전파를 할애할 정도로 그 양반의 맛 비평이 국가적 큰 사안인가? 맛 비평으로 나라를 팔아먹기를 했나, 사람을 죽이기를 했나. 근데 최근 몇 주 황교익을 둘러싼 각 커뮤의 반응을 보면 그의 죄(?)가 가히 을사오적에 준한다. 자업자득이라고 한대도 지나치다.

 

무엇보다 황교익을 까는데 백종원은 왜 등판시키는지. 그 내용을 보면 차도살인의 전형인데 이는 황교익에게도 백종원에게도 좋지 않다.

황교익은 황교익이고, 백종원은 백종원이다.

영화평론가와 영화감독의 관계랄까.

황교익이 백종원을 깐다고 놀랄 일도 아니고, 두 사람이 불편한 관계라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마치 백종원의 대단한 팬인양 백종원을 앞세워 황교익을 까는 거 우습고 유치하다.

 

백종원 하니 떠오르는 먹방 하나. 

요즘 예능은 정말 볼 게 없어서 못 보는데, 어쩌다 채널을 돌리던 중에 <스트리트 푸드파이터>를 보고 놀랐으니, 아니 웬 먹방 퀄리티가 이리도 좋은가. 컨텐츠가 아닌 기술적인 퀄리티에 반해서 어느새 넋놓고 보고 있다. 먹방 주인공은 백종원이다. 이 아저씨 정말 귀여운 볼매임.

 

골목시장인지 골목상권인지 프로도 몇 번 봤는데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이 아저씨가 정말 음식을 좋아하고 음식에 관심이 많은 백장금인 건 알겠더라.

오늘 국정감사에 '중고기업 현황' 관련하여 참고인으로 출석했다고 하는데 들리는 소식으론 현장에서 빵빵 터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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