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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5640 bytes / 조회: 934 / ????.10.14 21:50
그것을 알려주마


제목은 임시인데 수정하려니 떠오르는 게 없네효...;

 

관련 커뮤 중 글 리젠율이 최대는 아닐지라도 상위는 될 도서 관련 커뮤니티에서 종종 공감이 1도 안 가는 '온라인서점별 배송 품질'과 관련된 글을 본다. 재미있는 건 잊을만하면 비슷한 글이 올라온다는 거. 여하튼.

나는 덕기질이 있느니 만큼 덕질하는 대상을 제외하면 관심도 충성심도 눈곱만치도 없는 인간이라, 그러니까 책엔 충성하지만 서점엔 충성하지 않아서 단골 서점이 따로 없다. 교보/ 알라딘/ 예스24를 비롯 반디&루니, 지마켓, 옥션은 물론이고 적립금이나 상품권이 날아오면 백화점 쇼핑몰도 이용한다. 품절뜬 지 얼마 안 된 책은 최종적으로 영광도서(같은 지역 서점)에 주문 넣고, 원서는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기획 행사가 없는 한 거의 아마존에서 구입한다. 참고로 롯데닷컴은 예스24, GS샵은 반&루, 인터파크 도서가 배송한다.

 

주제로 돌아가면,

 

책 상태는 지마켓/옥션, 인터파크 순으로 가장 좋다. 지마켓은 박스 안에 충전재 없이 책만 달랑 넣어서 보내는데도(책이 박스 안에서 막 돌아다닌다) 모서리 찍힘, 표지 기스 하나 없이 인쇄소에서 갓나온 것처럼 거의 무결점 상태로 온다. 여기 세 곳은 새책 주문했는데 중고책 오는 일 없다. 인터파크는 가끔 상태가 별로인 책이 오지만 확률이 낮다.

 

3대 온라인서점 중에선 알라딘이 가장 낫다. 참고로 알라딘은 적지 않은 비율로 1권도 opp봉투에 넣어 박스 배송해준다.

예스랑 교보는 1-2권일 땐 안전봉투 배송. 안전봉투라고 해서 책이 더 망가지는 건 아닌데 문제는 봉투에 책을 넣는 과정에서 책이 상한다는 거. 이해는 한다. 바빠 죽겠는데 사주단자 넣듯 책을 봉투에 담을 정신이 있겠나. 그래도 책을 우겨넣지는 말아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고요.

예스24는 피프티피프티 확률로 상태 복불복. 여긴 중고 상태의 책이 섞여서 오기 때문에 책 받으면 꼭 확인해야 한다.

교보는 온오프 서점을 같이 운영해서인지 매장에 진열된 것 같은 책을 받을 확률이 60% 이상이다. 상태 별로일 확률이 예스보다 높다는 의미. 교보는 매장 운영을 같이 해서인지 책 상태 그게 뭐? 하는 분위기가 있다. 발송지는 분명 파주인데도 책 상태는 광화문 매장인 묘한 괴리.

 

정리하자면, 

3대 온라인서점 중 교보와 예스24는 중고매장/오프라인매장 책과 새책 간의 물류 관리가 잘 안 되는 느낌적인 느낌. 특히 예스24는 아주 예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물류관리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좀 엉망이다 싶은 심증+정황이 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아마추어랄지 주먹구구랄지 어수선하다. 같은 주먹구구처럼 보여도 원활하고 평화로운 아마존과는 질적인 차원이 다르달까.  

 

이상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배송 과정보다 물류센터에서 출고 전 혹은 출고 과정에서 책이 상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

즉 출고 때부터 이미 상태가 안 좋았던 책이 배송된다는 의미.

배송 과정에서 상하는 경우는 책의 모서리가 찍히고 눌리는 등 대개 물리적인 손상이고, 물류센터에서 관리가 안 된 경우는 중고상태의 책 혹은 중고책이 걸러지지 않고 출고되는 것이다. 물론 포장단계에서 물리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론은, 책 상태가 안 좋은 건 택배사가 아니라 서점의 책임인 경우가 더 많다는 거다.

 

에피소드 하나.

어디라고는 말 안 하겠는데 얼마전에 모서점에서 신간을 주문했는데 중고책을 배송했다. 중고상태 책이 아니라 중고책이다. 이런 경우 대개는 '교환신청 - 접수 - 교환'으로 깔끔하게 일처리가 끝나는데 그쪽에서 '중고책일리가 없다'고 펄쩍 뛰는 바람에 통화가 잦아지고 길어졌다.

 

서점 - 중고책일리가 없다

나 - 책에 도장이 있다

서점 - 그 부분을 사진 찍어 보내라

 

요런 과정.

교환하면 그만이고 딱히 따질 생각도 없어서 그냥 '도장'이라고만 했지만 사실 책에 찍힌 건 총판 도장이었다. 출판사가 책을 시중 서점에 배포하는 시스템을 알면 총판 도장이 무슨 의미인지 안다. 국내 출판사 중 총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시장에 배급/배포하는 출판사가 내가 알기로 두 곳인데(그 사이 늘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쪽 요구대로 사진을 보낸 후 돌아온 그쪽의 해명은 물류센터에서 책이 섞여들어간 것 같다- 였다. 그 해명하는 과정도 좀 구구절절했는데 이미 끝난 문제이니 이쯤에서 총총 하기로 한다. 다만 일련의 과정에서 내가 조금 불쾌했던 건 '모르는 사람은 속겠구나' 라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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