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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5063 bytes / 조회: 1,132 / 2021.03.05 20:22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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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만에 집에 돌아오니 택배상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쁜것들.

그리고 포장을 하나하나 뜯던 중에 앓는 소리가 나오는 순간이 왔으니, 두 포장지에서 같은 책이 나온 거다.

라깡 세미나 강해를 제외한 저자의 책 중 아직 구입 안 한 책 두 권을 이번에 시차를 두고 주문했더니만 <고독의 매뉴얼>을 중복 주문한 것. 한 권은 서울로 떠나기 전날 집에서 PC로 주문했고, 한 권은 서울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주문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이다. 

 

주문을 제대로 확인했는가의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이미 주문한 책을 착각한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도통 이해가 안 되어 잠깐 멘붕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반성의 시간이 가자 스마트 기기의 한계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왔다.

 

어쨌든 책이 한 권 더 생겼으니 처리를 해야겠는데 어쩔까 고심하던 중, 궁즉통이라고 B가 고민하던 전공과제가 마침 백상현 교수의 책과 겹치는 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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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카슨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 뒷 날개에서 발견한 작가. 정확히는 해럴드 블룸의 한 줄 평에 낚였지만 여하튼 '블룸이 이런 평을?' 감탄하며 온라인서점에 접속해 미리보기를 읽고 흥미가 생겨 작가의 책을 모두 주문했다. '모두'라고 해봤자 고맙게도(?) 국내에 번역된 책은 세 권이 전부다.

 

두 권은 온라인서점에서 주문하고 한 권은 교보 오프 매장에서 샀는데 바로 이미지의 책이다.

오랜만에 오프 매장에서 책을 산 이유는 마침 오늘 차 점검을 받으러 가는 경로 근처에 책 재고가 있는 교보 지점이 있었고, 북캐쉬가 있었기 때문. 

 

문제는 교보빌딩 바로 옆 빌딩이 공사 중이었는데 주차장에 들어가고 나오는 동안 내 차가 시멘트 가루를 뒤집어 썼다는 거다. 처음엔 몰랐는데 도로에 진입 직후 전면 차창에서 마르고 있는 시멘트 얼룩을 보고서야 알았다. 어쩐지 지상주차장에 있던 차들이 모두 비닐옷을 입고 있더라니...;

 

도중에 코스트코에 들러 급한대로 물티슈로 차를 닦고 집에 와서 다시 간단하게 물세차했다.

와중에 오늘 동행했던 S와 나눈 대화.

 

-교보에서 주차비가 아까워 내가 서두르자,

 

S : 책 제목이 뭔데. 직원한테 찾아달라고 해.

감: ……

S : 책 제목이 뭐냐고

감: 남ㅍ……

S : 어?

감: 남편의 아름다움!(최소음량) 너 같음 직원한테 물어보겠냐

S : ……

 

『내 남자가 바람났다』 의 경험 이후 이쪽으로 무한소심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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