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외 방송 단상 > 설(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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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3672 bytes / 조회: 846 / ????.12.05 03:39
<House> 외 방송 단상


- 미드 <하우스(House)>
시즌 4는 말하자면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의 드라마 버전이다. 원래 팀을 해체하고 새로운 팀을 꾸리려는 닥터 하우스에게 40명의 지원자가 몰리지만 그중 최종 합격자는 단 세 명. 미션(?)을 수행하면서 탈락하고 남는 과정이 쏠쏠한 재미를 주기는 하는데... 이런 방식의 스토리에는 꼭 미운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앰버 같은. 아홉 편을 보는 동안 이 금발의 여성을 미워하면서 그녀가 해고되길, 해고되길 간절히 바랐던 나는 도대체 그녀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을까. 설혹 싫어할 만한 요소가 그녀에게 있었다고 해도 나는 그녀를 너무 쉽게 싫어하고 미워했다. 반성한다.

- 요즘 내가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하는 TV프로는
<태왕사신기>, <무한도전>, <1박2일>이 유일하다. 가끔 골라서 보는 건 <무릎팍 도사>.
오늘 우연찮게 <못된 사랑(2회)>를 봤는데, 아이고오오~~~ 소리가 절로...
어느 심각한 장면, 심각한 대사에선 그만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음, 이거 <천국의 계단>이구나. - 시청률이 대단했다는 <천국의 계단>을 사실 나는 거의 안 봤다.
드라마든 소설이든 픽션에서 인물의 행동과 대사가 제대로 그 매력을 빛내려면 선행 조건(=이야기의 개연성)이 충족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나 잡아봐라"를 보자.
1. 도둑이 경찰에게 "나 잡아봐라" 하면 코미디다.
2. 초등생이 미친개한테 쫓기면서 "나 잡아봐라" 하면 사이코드라마다.
3. 여자가 남자에게 "나 잡아봐라" 하면 로맨스다.
도둑과 경찰, 초등생과 미친개, 여자와 남자는 되는 대로 짝을 지은 것이 아니다. 이들 포지셔닝이 가지는 책임과 중요성을 안다면 픽션의 주요 요소들인 '인물, 사건, 배경'을 '우연히, 아~ 무 이유 없이, 대충' 섞으면 안 된다. 비슷한 형상을 하면 그림자는 속일 수 있을지 모르나 실체는 못 속이는 법.

- <못된 사랑>에 이어 내친 김에 <상상플러스>까지 봤다.
 박진영씨가 나왔다. 눈을 빛내면서 열심히 봤다.
중간 즈음에 감명 깊게 읽은 책 얘기가 나왔다. 진영씨, 정색을 하고 눈을 반짝이면서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The lobby'라는 책이다, 진짜 끝내준다…"라고 했다. 내용을 잠깐 얘기하는데 유태인이 미국 사회의 정치, 문화, 사회등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 대충 그런 내용. 오호라, 정말 재미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방송이 끝나자마자 온라인 서점에 접속해서 검색했다. 없다. 대신 비슷한 제목의 책은 있다. 내용을 보니 진영씨가 말한 그 책인 것도 같다. 하지만 그렇게 감명 깊게 읽었다는 책의 제목을 틀렸을 리가... 싶어서 아마존에 가서 검색했더니 역시나... --;;; 방송에서 추천할 정도면 기왕이면 제목 정도는 정확하게 기억해주면 더 좋았을 텐데.
'The lobby'의 정확한 제목은 <The Israel Lobby and U.S. Foreign Policy>다. 교보는 세트 상품이라 턱없이 비싸고, Yes24는 그나마 아마존닷컴의 노세일 가격과 얼추 비슷하다. (세일가격은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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