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식 강연을 엮은 『이것은 물이다』는 리스트에서 뺏다. 이 책은 구입 안 할 것 같아서.
예전에 빌 게이츠 추천도서 목록에서 봤던 『끈이론』과 단편소설집 『오블리비언』을 먼저 주문했고, 구입할말 고민 중인 책은 『재미있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두 권이다.
고민하는 이유는 이 두 책은 『Consider the Lobster』『Both Flesh and Not』『A Supposedly Fun Thing I'll Never Do Again』에서 각 아홉 편, 다섯 편을 추린 선집이기 때문. 게다가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영문소설 100에도 포함됐다는 DFW의 역작 『Infinite Jest』를 번역 작업 중인 알마가 계속해서 DFW 작품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하니 해당 에세이들도 그 리스트에 있으려나 싶고. 또 앨범이든 책이든 편집음반, 선집은 안 좋아하는 취향이고.
망설이는 이유는 많은데 한편 고민하는 것부터가 이미 패배의 신호 아니겠는가......orz
2018년부터 본격 번역되어 나오기 시작했는데(빌 게이츠의 힘?) 이제서야 DFW가 눈에 띈 건 자료 찾을 게 있어 웹서핑 중에 우연히 발견한 『Infinite Jest』속 대화에 마음을 홀라당 뺏겼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의 빌 게이츠 추천도서 기억이 과속페달이 된 것도 사실이고.
"I give."
"You get someone who stays up all night torturing himself mentally over the question of whether or not there's a dog.”
- David Foster Wallace, Infinite Jest
'insomniac(불면증), an unwilling agnostic(불가지론), a dyslexic(난독증)'을 가진 사람에게 뭘 얻을 수 있을까. 물음에 대한 대답이 (약 3초 후) 머리를 두들기고 박장대소하게 한다.
박장대소 포인트는 'dog'. '난독증'과 '불가지론'이 만나 'god'을 비튼 언어유희다.
DFW를 전작해야겠다고 생각한 두 번째 이유는, DFW가 대학 강단에서 수업할 때 카프카는 웃으면서 읽으라고 했다는 부분. 아마도 이 내용은 '카프카의 웃김에 관한 몇 마디 말'에 등장하는 듯 한데, 카프카 본인이 이미 밝힌 바 있다. 『변신』은 코믹소설이라고 생각하면서 썼다고.
뭐하여튼, 오랜만에 오감을 들뜨게 하는 작가를 만난 것 같아서 설렌다.
『Infinite Jest』는 번역본이 나오면 원서랑 대조하면서 같이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