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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11556 bytes / 조회: 288 / 2023.04.12 20:30
삼국지 찾다 슬램덩크 10days after


오후에 소파에 앉아서 멍때리던 중, 문득 '삼국지'를 읽어야겠다는 욕구가 불쑥 치솟았다. 

예전에(아마도 2,3년 쯤 전?) 영화 <초한지>를 보려다 책 먼저 읽고 영화를 봐야겠다고 미루었는데 문제는 초한지를 읽으려면 삼국지를 먼저 읽어야 될 것 같은 근본없는 책임감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니까 '삼국지 - 초한지' 순으로 책을 읽고 영화 '초한지'를 봐야될 것 같은 거다. 결론적인 얘기지만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 삼국지를 안 읽어서 초한지를 못 읽고, 초한지를 못 읽어서 영화 초한지를 못 보는 악순환이 지금까지 이어졌으니 말이다.

 

그런데 오늘 낮에 불현듯 초한지 숙제를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 결심?이 서자마자 M에게 톡을 보냈다. 

 

-삼국지 읽었어?

-ㅇㅇ

-언제?

-어릴 때

-오오~ 나도 이번 달에 삼국지랑 초한지 끝낼라고

-...

 

물론 내 톡의 요지는 이제 한동안 '삼국지' 얘기를 주구장창 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참, 나는 삼국지 인물 중 조운을 가장 좋아하는데 M의 영향이다.

 

누구나 알지만 정작 읽은 사람은 별로 없는 유명 소설 중 하나인 『삼국지』의 배경, 인물, 줄거리를 나는 공명전, 영걸전, 삼국지 등등 게임 속에서 접했는데 책을 먼저 읽어 내용을 알았다면 단번에 클리어했을 미션을 악전고투하다 넘기곤 했다. 일기토가 대표적. 적벽에서 조조가 붙자고 했을 때 관운장을 내보냈어야 했는데... 

 

여튼,

 

그리하여 서재에 '삼국지'를 가지러 갔는데 엥,헐,오함마 이럴수가 '2권'이 없다!!!

1권을 읽고 2권을 읽으려고 꺼내뒀는데 지난 가을에 서재 정리를 할 때 아마 책장 아무 칸에 대충 꽂은 것 같다. 도서관에 가면 그런 사람 있잖은가. 보던 책을 제자리에 꽂던가 아님 북트레이에 올려두면 될 걸 꼭 엉뚱한 자리에 꽂는 사람.

...책장을 뒤질 생각을 하니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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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발단인 『삼국지』

2권이 안 보인다.......................

 

*이문열 평역 외에도 요시카와 에이지, 황석영, 올재 본을 갖고 있는데 가끔 왈가왈부하는 '삼국지 독서 연령'에 관하여 내 의견은 삼국지를 읽는 시기는 어릴수록 좋다는 거. 이문열 평역은 진수의 정사 삼국지와 평행독서를 할 계획이었는데 1권을 함께 읽은 감상은, 평역임을 감안해도 이문열 삼국지는 인물 사대주의가 지나치다는 거. 한 예로, 동일한 사건에서 조조의 행위를 두고 진수는 재치있다고 표현하고 이문열은 간악하다고 표현한다. 개인 사관이 주관적,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에서 일견 『로마인 이야기』시리즈에서 보여 시오노 나나미의 글쓰기와 유사하다.

 

삼국지 2권을 찾아 책장을 샅샅이 훑던 중 <혼불>을 보니 애틋하다. 그래, 너도 7권이 꼭꼭 숨어서 나를 어지간히도 애먹였지. 그리 먼 일도 아니다. 불과 얼마 전에 아다치 미츠루 사이에 숨어 있던 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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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데 없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혼불>을 보니 뿌듯한 한편 삼국지 2권도 혼불 7권의 루트를 타는 게 아닌가 우울하다.

 

그리고 몇 번째인지 모를 책장을 훑는 노둥 중에 엉뚱한 칸에 혼자 떨어진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 발견.

아직 책장 정리가 안 끝나서(몇 년 걸릴 것으로 예상) 보이는 족족 제자리에 헤쳐모여를 하고 있는데 이 책도 오웰 칸에 가져다 꽂는 순간 헐; 탄식이 나왔다.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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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비에 가장 큰 위기가 닥치는 순간이 바로 이런 때다. 같은 책을 또 샀을 때.

잠시 멘탈 부둥부둥하고 기념으로 사진 찍고 제자리에 꽂아주고 하던 일 마저 하려는데 눈에 띈 『슬램덩크』

그리고 그만 「10days after」에 꽂혔다.

 

그래, 삼2는 내일 찾기로 하자...

 


여기서부터는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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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정리 중이라(도대체 언제까지???) 일단 책장에 꽂아만 둔 책이 많은데... 믿기지 않지만 꽂는 것만으로도 며칠 걸렸다... 사진을 보고서야 순서가 제멋대로 꽂힌 걸 확인-,.- 에잇, 귀찮다. 나중에 제대로 정렬하는 걸로...

 

신장판인 걸로 기억.

이번에 극장판 개봉 후 서점을 보니 '슬램덩크' 무슨 판, 무슨 판 많던데 욕심이 안 나는 걸 보면 나는 슬램 덕후까지는 아닌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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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산왕 전에 이기고 갑자기 후일담 같은 '북산은 패했다' 엔딩... 그리고 10일 후...

리바운드왕에서 재활왕으로 거듭난 강백호의 뒤통수는 여전히 한 대 때려주고 싶게 하찮고 귀엽다.

 

'10일 후' 스케치는 영상도 있는데 지금도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확인하려니 귀찮다)

 

(+)

아아앗...아아아아앗...........안돼!!!!!! 사진 찍느라 손기름이 페이지에 묻었어!!!!!!!!!!!!!!!!!!51.png

 

 

(++)

만 하루 뒤 2권 찾음.

걍 포기하고 황석영이나 올재를 읽을 생각이었는데 거짓말처럼 책장에 꽂혀 있는 걸 발견. 근데 그 자리는 어제 여러 번 살폈던 곳인데...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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