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독서갤 '고골 플로우 차트 수정본'
(이미치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519479)
이 도표를 보고 가슴이 철렁한 이유는 내 책장에 없는 책을 발견했기 때문인데 바로 『구식의 지주들』이다. 정확하게는 『구식의 지주들』에 실린 세 단편 중 표제작인 「구식의 지주들」이 없다.
찾아보니 (현시점) '구식의 지주들'은 『구식의 지주들』과 『러시아 단편소설 걸작선 』에 수록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 단편을 읽으려면 두 권 중 한 권을 사야되는데 『구식의 지주들』에 실린 다른 두 단편은 이미 갖고 있으므로 기왕이면 이반 부닌의 단편도 읽을 수 있는 『러시아 단편소설 걸작선 』을 사는 걸로.
고골은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와 『미드고로드』 두 권의 단편집을 출판했는데 국내에 번역 출간된 고골 단편선은 말하자면 이 두 권 단편집에 수록된 단편소설을 '헤쳐모은' 선집이다. 그냥 두 권을 완역해주면 독자가 흩어진 단편을 찾아 헤매는 불편을 겪지 않을 텐데 싶지만, 출판사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 체호프도 그렇고 러시아 문호들의 작품이 이런 경향이 많은데 저작권 문제인가도 싶고.
하여튼 이런 문제로 체호프 단편처럼 고골의 단편을 모두 (구입해서)읽고자 한다면 수록작이 겹치는 걸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체호프와 달리 고골은 과작이라 작품 수가 많지 않으므로 고민할 거 없이 책을 다 구입하는 게 여러모로 정신건강에 좋다. 다만 나쁜 소식은 출판사 부도로 『오월의 밤』은 읽을 수 없게 되었다는 거다.
물론 나는 이 책을 갖고 있지.
『오월의 밤』은 지금은 품절(=절판)인 '기담문학 고딕 총서' 시리즈(생각의 나무)로 출간되었다.
기담문학 고딕 총서 시리즈
응? 사진을 보니 14권 『슬리피 할로우』가 안보인다. 얘는 또 어디에 처박혀있는 건지;
(이젠 찾기도 귀찮다. 때가 되면 나오겠지)
『오월의 밤』에 수록된 단편 중 「비이」는 관련 얘기가 재미있는데 궁금하신 분은 나무위키에서 '비이'를 검색하시면 되겠다. 참고로 '비이'는 남의 나라 원작 우려먹는데 도가 튼 일본의 영향으로 국내에는 '마녀의 관'으로도 알려져있다.
하나 더.
표제작인 '오월의 밤'은 림스키코르샤코프의 동명 오페라의 원작이다.
고골 문학이 매니아층의 전유물처럼 느껴져서 안타깝고 아쉽다.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 종목이 비인기 종목으로 세간의 관심사에서 늘 비껴있는 걸 보는 기분이랄지. (정작 그런 스포츠종목은 없지만서도 어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