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고민 중 > 설(舌)

본문 바로가기
Login
NancHolic.com 감나무가 있는 집 Alice's Casket 비밀의 화원 방명록
설(舌)
- 네 언어의 한계는 곧 네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by Ludwig Wittgenstein
5853 bytes / 조회: 126 / 2023.11.01 21:31
깊이 고민 중


최근 구입을 고민하는 '카뮈 전집'과 '볼라뇨 2666'.

둘 다 출판사 펀딩 리스트인데 '볼라뇨 2666'은 출간됐고 카뮈는 현재 펀딩 진행 중.

 



20231101203831_a969d6fd7bc35dd32b14cf5672c8f68f_l6o3.jpg

 

20231101203832_a969d6fd7bc35dd32b14cf5672c8f68f_e0i0.jpg

 

나는 주변이 다 아는 카뮈빠라 카뮈 전집 소식에 눈이 돌아가...갈 뻔했는데 표지를 보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일단 내 비극은 책세상 반양장 카뮈를 띄엄띄엄 갖고 있는 데서 시작한다. 띄엄띄엄이라 반양장 전집을 오래전에 포기했고 양장 전집을 구입할 생각에 도서정가제개정 전 획기적인 할인가에 (단 3세트만) 나온 반양장 전집을 손가락만 빨면서 보내줬다. 이건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음.

그런데 저작권 문제인지 책세상 독점인 것같던 카뮈가 여기저기 다른 출판사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그 덕에(?)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으니 이건 고마운 일인데, 심각한 결정장애로 여기서 두 번째 고민 시작. 그리하여 여차저차 책 구입을 미루는 동안 시간이 흘러흘러 흐르고 마침내 책세상에서 기존 번역을 손 본 110주년 기념 개정판 소식이 들려왔다. 지금 알라딘에서 펀딩 중인 책은 대표 소설 다섯 권인데 근간으로 전집이 출간될 거고 책세상 피셜 '어쩌면' 하드커버 계획도 있다고 하니 참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문제는 표지가... 실물은 펜톤에 900에 어쩐다 하지만 색도 색이거니와 디자인이 왜... 이거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읽었던 세계동화 모양새인데ㅠㅠ

 

요즘 유행인가. 출판사 관계 없이 리커버 출간 책들 절반은 이런 쨍한 컬러감에 88올림픽 이전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인데 유감이지만 내취향은 아니올시다여서 대략난감하다. 그리하여 고민은 깊어지고 시름도 깊어지고 돈은 굳고...(응?)

 

책인데?

내용이 중요하지 않음?

껍데기는 왜 따짐?

 

비웃을 수도 있지만 '외모' 중요하다. 내용을 따지는 문제이면 오히려 쉽고 간단하지.

새삼 열린책들 볼라뇨 전집 디자인은 작품이었구나 깨닫는다.

그런데 관심을 안 주는 새 볼라뇨 전집은 절판되었고?

 

 

 

 

20231101203832_a969d6fd7bc35dd32b14cf5672c8f68f_uv7e.jpg

 

20231101203832_a969d6fd7bc35dd32b14cf5672c8f68f_my0i.jpg

 

 

볼라뇨 '2666'은 하드커버 원서를 갖고 있는데 아직 펼쳐보지도 않았다. 그런 책이 한 둘은 아니지만서도 어쨌든.

하드커버 다섯 권 세트는 절판되고 펀딩을 거쳐 합본 하드커버가 나왔는데 백과사전 크기는 문제가 아니지만 여전히 이 책 구입을 망설이는 건 방대한 세계관임에도 미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작가는 80년이란 시간과 두 개의 대륙을 넘나들며 수수께끼의 연쇄살인마와 유령 작가를 두 중심축으로 내세워 전쟁, 독재, 대학살로 점철된 20세기 유럽 역사에서 인간의 악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되어 왔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보리스 안스키의 일기에서 서술되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범죄와 제2차 세계 대전의 홀로코스트는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의 멕시코 국경으로 상징적으로 수렴되며, 1백 명이 넘는 여성 연쇄살인사건으로 재생산된다.

(출판사 책소개)

이번에 안 사면 다른 이유가 아니라 책이 없어서 못 사는 문제가 생길 것도 같고... 그렇게 되면 놓친 물고기가 눈앞에 아른거려서 한동안 불면의 밤을 보낼 게 뻔하고... 아진짜 고민된다...

 

 

긴 투덜투덜을 정리하면 카뮈는 책 디자인이, 볼라뇨는 미완인 점이 내 고민의 요체다.

볼라뇨는 절판 염려 때문에 고민 어쩌고 해도 결국 구입할 것 같고 카뮈는 이왕 기다린 거 하드커버 전집까지 내처 기다려볼듯 싶고... 

아마도 이렇게 될 것 같다.

* 댓글을 읽거나 작성을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합니다.

Total 391건 1 페이지
설(舌) 목록
번호 제목 날짜
391 인생네권 24.04.24
390 스티키 인덱스 / 책갈피 24.03.01
389 무제 2 24.02.25
388 구간의 추억 24.02.11
387 내 것이 아닌 타인의 욕망 24.02.05
386  [비밀글] 고통 혹은 근원에 이르렀는가의 제문제 24.01.31
385 셰익스피어 리어 왕 4 24.01.03
384 알라딘 기록 23.12.31
383 예술가에 관한 책 23.11.29
382 시의 꽃잎을 뜯어내다 23.11.27
381 성서는 제대로 읽히고 있는가 4 23.11.16
380 와치맨 디럭스 에디션 23.11.16
379 일상에 정치가 아닌 것이 있는가 23.11.05
378 환장하겠네 23.11.04
깊이 고민 중 23.11.01